도망가자 Run with me 노래를 그리다 1
선우정아 노래,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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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할게

도망가자 /선우정아 노래/곽수진 그림/언제나북스

선우정아의 도망가자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책 소개 글을 보는데 목소리가 들렸다. 속삭이는 목소리.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를 꼭 만나고 싶었다. 나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를 모두 듣고 싶었다.

책이 나에게 전해진 날 설레는 마음으로 포장을 뜯어 가만히 표지를 보았다. 모래사장을 걷는 여자와 하얀 개가 서서히 다가왔다. 한 장 한 장 넘기자 어릴 때부터 함께 한 반려견이 나이가 많아 기운이 없자 주인이 반려견과 여행을 하면서 반려견에게 속삭이듯 너와 함께 하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책상 위 늘 손이 닿는 곳에 두고 책을 읽었다. 그렇게 책을 보던 어느 날, 죽음을 앞두고 있는 반려견이 자기 없이 혼자 남게 될 주인을 안타까워하며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 주인에게 해 줄 수 있는 모든 걸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없어도 난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원하면 언제든 함께 있을게. " 하며 반려견이 주인에게 속삭이는 소리로 들렸다.

 

 

 

 

 

 

 

 

 

 

 

 

 

 

책 소개를 볼 때부터 그리고 책을 볼 때마다 늘 속삭이는 한목소리가 있었다. 크게 울리기도 하고, 따스하게 속삭이며 아주 가까이에서 나에게 속삭이는 목소리. 바로 내 속에 있는 내가 나에게 속삭이는 소리였다. 몇 년 전 마음이 많이 아픈 시간이 있었다. 아픈 내 곁에 신랑이 늘 지켜주며 함께해 주었다. 하지만 내가 나를 믿지 못하고 나를 해할 것 같은 무서움이 들었다.

 

 

그 즈음 시작한 그림책 공부. 그림책을 보면서 머리로 나를 위로하고 괜찮다고 격려하며 보냈다. 그러던 중 내 안의 내가 말을 걸어왔다. 내 이름을 불러주는 작은 목소리.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고맙다고. 늘 내 곁에 있었는데 내가 못 알아보는 것 같았다고. 이제 내가 다시 불러줬으니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며 내가 힘들 때나 외로울 때나 함께 하겠다며 나를 품어주었다. 그 목소리가 선우정아의 노랫말을 빌어 난 혼자가 아니라고 내게 이야기한다. 지금 난 혼자가 아니다. 내 곁엔 가족이 있다. 내가 어딜 가든 무얼 하든 날 지지해 주는 내 안의 나도 있다. 혼란스러울 때도, 무섭고 두려울 때도 있지만 이젠 나를 믿는다.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도 난 혼자가 아니니까.

 

 

<도망가자>를 통해 난 내 목소리를 더 크게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선우정아의 노래도 들어보았다. 난 노래로 듣을 때보다 책으로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하는 게 더 좋았다. 외롭고 힘든 시간이라면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를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나에게 속삭이는 말이라 생각하며 읊조려 본다면 편안함과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노래를 만들어 나갈수록, 노래를 만들면서 느끼는 위로를 최대한 많은 사람이게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유독 그 시기에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아서 더 그랬습니다. 상처 난 젊음들이 너무도 속상하게 세상을 져버렸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슬퍼하고 허망해하던 시기였지요.

- 작가의 말(선우정아)

 

 

<도망가자>를 그림으로 그리는 데 있어 '어디로 가느냐'보다는 '함께 가는 동반자가 누구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변할 리 없지만 사랑하는 이와 함께했던 추억은 영원히 마음속에 남아 내게 힘을 줄 테니까요

-작가의 말(곽수진)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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