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기울이면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15
조 로링 피셔 지음, 나태주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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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기울이면/ 조로링 피셔 지음/나태주 옮김/불광출판사202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 가운데 대표적인 시가 나태주의 <풀꽃>이라고 한다.나도 나태주의 <풀꽃>을 좋아한다. 나태주 시인이 옮긴 책 [가만히 기울이면]은 나태주 자신의 철학이 담긴 책 같았다.

면지에는 세계지도가 나와 있고 지도에 나라와 작은 그림이 하나씩 그려져있다. 우선 이 그림을 눈여겨본 뒤 이 책과 만남을 시작하면 좀 더 다가가기 쉽다. "가만히"라는 말로 시작되는 시적 문장과 세계 어린이가 가만히 무엇을 눈 여겨보고 듣는지 함께 들여다보게 된다. 가만히 새소리를 듣는 아이, 가만히 떨어지는 꽃잎들을 모으는 이이, 강아지 털에 보드라움을 느끼는 아이, 아기 고양이 가슴이 뛰는 걸 느끼는 아이, 거미가 집 짓는 걸 지켜보는 아이, 두근거리게 했던 여행을 떠올리는 아이, 하늘의 끝이 어딘지 상상하는 아이, 한 무리의 새가 멀어지는 걸 지켜보는 아이, 할머니의 눈동자에 비친 자기를 보는 아이, 흩날리는 눈송이를 신기하게 느끼는 아이, 소라를 들고 바닷속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 아이. 여기 가만히 무언가를 하는 아이들은 전 세계의 아이들이다. 각 나라마다 아이들마다 자기 상황에서 가만히 기울이며 느끼는 것은 다르지만 마음속에 새기며 기억하는 마음은 똑같다.

눈송이를 바라보는 아이의 큰 눈망울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가만히 나를 꿰뚫어보는 아이를 보며 나도 아이를 계속 보게 된다. 따스함이 전해진다. 눈이 온다지만 어디에서 차가운 느낌은 없다. 나를 향한 따뜻한 미소에 내 마음도 따뜻하게 녹는 듯하다.

[ 가만히 기울이면]이란 제목은 글 속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가만히 나를 고요히 비우고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고, 몸을 기울이고, 마음을 기울이면 마음속에 기억하고 작더라도 소중한 경험을 간직하며 성장하게 된다. 내 마음을 고요히 함으로써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눈을 가지게 된다. 보면 볼수록 내가 보는 것이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다.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한 아이들이 함께 하는 시간은 세상의 밝은 미래를 보는 듯하다.

아이들 가슴속엔 시간의 선물이 찹 많다며 다른 아이들은 어떤 선물을 가져올까요? 하는 물음으로 맺는 끝은 아이와 이야기 나눔의 시간을 갖게 한다. 요즘 가만히 기울여 본 것이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활동적이고 몸으로 놀던 아이가 자기도 고요하게 몸을 낮추고 눈을 낮추는 시간이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된다.

깨달음은 강요할 수 없다. 가만히 나를 비우고 기울여보자. 몸을, 눈을,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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