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소녀 - 2017년 우수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2018년 우수환경도서 선정작 출판놀이 삐딱하게 1
정성희 지음, 염예슬 그림 / 출판놀이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자연과 공존하는 삶

늑대와 소녀 /정성희 글/염예슬 그림/출판놀이

[ 늑대와 소녀]. 표지의 그림과 책 뒷표지의 설명, 마지막 페이지의 몽골말 몇 개를 제외하고는 책 속에는 저자의 말도, 차례도 없다. 18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져있다는 정보외엔 아무것도 없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성희의 [늑대와 소녀]는 몽골 유목민인 타미르의 눈으로 보는 이야기이다. 타미르는 울란바토르시내의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다. 전교 2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 해서 교환학생으로 유학까지 제안받은 타미르에게 아버지는 성인식을 해야한다며 1년의 휴학을 결정하고 학교로 데리러온다. 타미르는 유목을 위한 게르로 돌아오지만 답답하기만 하다. 새끼 늑대를 보살펴 키워 자기 동생이라며 암스갈이란 이름을 지어준 동생 헤를렝과 헤를렝을 감싸고 도는 부모도 이해할 수 없다. 늑대 사냥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동생의 죽음을 경험하며 타미르는 암스갈과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을 통해 정성희 작가는 공존하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망치는 요소는 무엇이란 말인가?

첫번째는 지식으로서의 공부라 하겠다. 지식으로 모든 걸 안다는 생각은 자연을 얕보게 한다. 타미르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유목민의 삶을 낮춰보고 암스갈도 책에서 본 과학 지식만으로 분석하려 한다. 하지만 헤를렝은 암스갈의 마음을 느낀다. 우리가 보는 책의 내용이 얼마나 사람을 자연에서 멀어지게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머리로만 생각하고 말하는 것 같다. 늑대와 함께 하는 헤를렝을 보면서 타미르는 생명의 근원으로 돌아가야함을 느끼는건 아닐까?

두번째는 사람의 욕심이다. 가축을 유목하는 몽골의 특성상 늑대와 같은 야생동물은 위협이 되기 충분하다. 그게 피해를 준다면 더욱 그렇다. 처음엔 하루에 늑대 한 마리로 피해를 줄이는 정도로만 생각하던 사람들은 늑대의 가죽을 후한 값으로 쳐준다고 하니 늑대잡기에 혈안이 된다. 멋진 털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모습은 씁쓸하게 한다.

공존 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한다. 우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느끼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식으로 배운 내용을 눈으로 머리로만 익히는 게 아니라 실제 경험에서 생명의 존중을 실천해야 한다. 몽골의 특성상 유목을 하고 가축을 잡아야 생존이 가능하다. 타미르의 아버지는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가축을 잡는다. 가축의 죽음과 고통이 당연한 게 아니라 그 죽음을 짧게 , 고통을 짧게 해줌으로써 나를 위해 생명을 다하는 가축에 대한 존중과 고마움을 표현한다.

둘째는 만족하는 삶이다. 내가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면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찾아 욕심을 내게 된다. 욕심은 결코 채울 수 없는 항아리 같은 것이다. 내 항아리를 들여다보면서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삶을 산다면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는세상이 오지 않을까?

자연에서 온 우리다. 지구에 사람이 살게 되면서 우리는 자연의 도움없이, 자연에 의지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자연도 마찬가지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다치고 버려진 암스갈이 헤를렝의 보살핌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것처럼. 아이가 자연을 가까이 느끼며 살기 희망한다. 자연에서 태어난 우리가 자연을 느끼며 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내 생명이 온 근원을 무시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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