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복종 천천히 읽는 책 44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원작, 정명림 글 / 현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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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

시민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원작/정명림 글/현북스/2021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월든 호수에서 자연 주의적인 삶을 직접 실천한 사람이라는 건 알았다. [시민 불복종]을 접하면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또 다른 삶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작가로 사는 헨리의 삶은  자연 주의적 삶을 예찬하고 실천하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작가는 내가 사는 삶을 다른 사람에게 풀어 보임으로써 자연 속에서 지내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지만 작가인 자신이 쓰는 글이 퍼져나가는 전파력을 볼 때 작가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도 보여준다. 사람이 국가를 이루고 산다면 우리는 그 국가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면서 효과적으로 살아야 할까?

원작인 [시민 불복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현북스에서 나온 [시민 불복종]을 통해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로, 글로, 몸으로 말하고자 한 또 다른 삶을 엿볼 수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시민 불복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다음 세 가지로 말한다.

첫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작은 정부를 주장한다. "가장 좋은 정부는 아무것도 다스리지 않는 정부"(p.10)라 말하면서 아무것도 다스리지 않는 정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자들만이 그런 정부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에서 정부의 역할은 국가가 잘 굴러갈 수 있는 최소한 역할만 해주면 된다. 우리 스스로에게 묻는다. 정의는 실현되고 있는가?

둘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양심을 기반으로 돌아가야 한다. 작은 정부가 유지되려면 사람들 개개인이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 정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우리 내부에 있는 양심에 거리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생명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 마음같이 여기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있다면 세상은 따뜻하게 돌아갈 것이다.

셋째, 우리 스스로가 덕을 실천하고 자신의 생각과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양심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명상을 하면서 늘 깨어 있으려고 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마음에 거리낌이 없는지,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일인지 늘 알아차리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려면 깨어있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작은 정부를 가질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질문하게 된다. 내 스스로 깨어 있는가? 내 양심에 걸리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가? 정의가 살아있도록 내 스스로 행동을 하고 있는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미국 사람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동양 고전에서 말하는 '무위', '공' ,'자비','선정'이랑 닿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사상이나 관념, 마음이 통한다는 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이 따스하길, 사랑으로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이 통한다는 것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사회, 정치에 대한 관념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서인지 처음엔 좀 어려웠다. 작가 정명림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 하나하나마다 덧붙이는 글을 써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아직 정부와 정치에 대해 판단력이 미숙한 아이들이 여러차례 읽어보다보면 자기 스스로 깨어서 의견을 새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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