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과 아기 여우 햇살어린이 73
김정애 지음, 홍승연 그림 / 현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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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함께 사는 거야

[울퉁불과 아기 여우]를 읽고

김정애 글/ 홍승연 그림/ 현북스

 

 울퉁불은 불이 난 거믄산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숲에 정착한 어린 곰이다. 온몸이 상처로 울퉁불퉁하지만 더 큰 상처는 혼자 남아 살아야 하는 마음의 상처이다. 아기 여우 여찡이의 웃음을 보러 갔다가 그만 여찡이를 데려오는 바람에 더 못된 아이로 낙인 받지만 여우 가족의 사랑으로 울퉁불은 마음의 상처도 몸의 상처도 치유하고 자기가 살던 거믄산을 다시 찾아가 되살리려 한다.

작가는 <울퉁불과 아기 여우>을 통해 세상을 함께 살려면 어떤 힘이 필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첫째는 웃음의 힘이다. 아기 여우의 웃음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진 울퉁불, 울퉁불에게 화난 여우 부모가 아기 여우의 웃음을 보고 울퉁불에게 벌보다는 사랑을 표현한다. 울퉁불이 여찡이네 가족과 함께 하며 행복해져 자기를 욕하거나 놀리던 동물들에게 웃어 보임으로써 적이 아닌 친구가 된다. 웃음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웃음으로 용서하고 웃음으로 다른 이를 품는 모습에서 웃음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준다.

둘째는 용서의 힘이다. 여찡이를 데려간 울퉁불에게 여우 부모가 내린 벌은 울퉁불을 더 감동하게 하고 사랑을 베풀줄 아는 이로 만들었다. 울퉁불에게 괴물이라고 몰린 동물들에게 웃어주며 비난하지 않음으로써 동물들은 미안한 마음을 더 갖게 되고 반성한다.

셋째는 다시 함께의 힘이다. 거믄산으로 돌아가 자신이 살던 곳을 되살리려는 울퉁불과 거믄산을 다시 살리려고 샘을 파고 있던 까무와 까미가 만나 샘을 파고 씨앗을 심으며 다시 산을 살리려 한다. 혼자 힘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지만 다시 살리겠다는 마음이 함께 한다면 거믄산은 다시 푸르른 산이 될 것이다.울퉁불과 까무, 까미가 만들어내는 그림자처럼 큰 나무가 자랄 것이다.

울퉁불을 보면서 나를 돌아본다.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함께 해준 사람들이 생각나고 나를 다지고 단단해져서야 주변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울퉁불은 몸도 마음도 상처 입었지만 울퉁불이 더 큰마음을 갖고 더 사랑하고 베풀며 살 거라 믿는다.

작가의 말에 울퉁불이 다가와 자기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작가 김정애가 울퉁불 이야기를 외면하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지만 글로 써주어 고맙다.

" 기특하게 고향 갈 생각을 했구나. 나무는 힘든 땅에서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법이다. 틀림없이 애쓴 보람이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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