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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통통이의 세상 구경 ㅣ 햇살어린이 70
임정진 지음, 계명진 그림 / 현북스 / 2020년 8월
평점 :
통통이 세상구경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개구리 소리는 좀 줄어들었지만 이 책을 받을 즈음은 개구리들이 빗소리에 맞춰 한참 노래하던 때다. 개구리들이 개굴개굴 하는 소리가 어쩌면 세상이 궁금한 개구리가 모여 세상이야기하는 소리일지 모르겠다. 세상을 궁금해하지만 않고 직접 뛰어들어 구경 나선 개구리를 만나보자.

임정진의 『개구리 통통이의 세상 구경』을 보면서 다섯 가지를 느꼈다.
첫째, 경험의 중요성이다. 개구리 통통이는 알고 싶은 게 많은 개구리다. 방송국, 시장, 학교, 병원, 도서관으로 다니면서 경험을 한다. 자기가 사는 곳에만 머물렀다면 세상은 그곳이 전부라고 알았을 텐데 말이다.
둘째, 어떻게 경험하는지가 중요하다. 통통이는 생일 준비를 위해 시장에 가서 처음에는 자기가 원하는 물건이 없다며 이상하다고 한다. 안내소를 통해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고 다시 시장을 둘러보면서 시장의 다양한 매력을 알게 된다.
셋째, 한 번의 경험으로 그것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학교 끝나고 자기를 괴롭히던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학교에 대한 흥미를 느낀 통통이는 아이들이 없을 틈을 타 학교에 간다. 하지만 방학인 학교는 통통이가 듣던 학교와는 다르다. 그리곤 돌아가 매끈이에게 학교는 꿈만 꾸는 곳이고 재미난 일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실제 학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통통이는 전부라고 생각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한 번의 경험으로 모든 걸 판단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난 아이들에게 처음 먹어보는 음식은 3번은 먹어보자고 한다. 지금은 그 맛을 모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친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넷째, 몸으로 경험하는 것만큼 정신도 따라가야 한다. 건물에 갇혀 있는 아이들을 구하겠다는 통통이에게 아이는 도서관에도 재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세상을 경험한다고 해도 다 할 수 없지만, 책을 통해 우리는 간접 경험을 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기도 한다. 몸으로 성장하는 것만큼 정신의 성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여유로운 시간을 통해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세상 구경을 하고 심심해하는 통통이에게 할머니는 가만히 시간만 보내지 말고 뭔가를 해보라고 하며 뜨개질을 권한다. 뜨개질의 의미가 뭘까? 한 코 한 코 떠가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라 생각된다. 기초를 닦았으면 이제 진정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 이제 다 배웠으니 연습은 그만하고 진짜로 필요한 걸 떠보아라.”
현북스에서 나온 임정진의 『개구리 통통이의 세상구경』을 보면서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아이와 가볍게 읽어도 좋겠다. 책을 통해 둘러보는 세상도 매력 있으니까.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도 있겠다. 또 조금 다른 눈으로 통통이를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