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무대 스타 올빼미 햇살어린이 68
지슬영 지음, 이은주 그림 / 현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덩어리가 되어라 

경성 무대 스타 올빼미를 읽고

  

경성(京城). 서울의 옛 이름이 나오는 걸 보니 과거 이야기인가 싶다. 또 표지의 두 아이를 보면 너무 다른 옷과 머리 모양에 연극인가 싶어 궁금증을 가지고 펼치게 되는 책이다. 아홉 살 둘째 아이가 먼저 책을 읽고는 무섭기도 하지만 꼭 읽어보라며 나에게 권한 경성 무대 스타 올빼미.

 

지슬영의 경성 무대 스타 올빼미는 스타가 되고 싶은 보라가 총연습을 위해 소극장 만약에에 갔다가 1932년의 극단 꽉찬달로 시간 이동해 꽃님이를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다. 극단 꽉찬달이 하는 공연은 <올빼미의 눈>. 보라가 준비한 공연과 같다. 꽃님의 역할도 보라와 같은 올빼미다. 극단 꽉찬달은 공연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독립운동을 하는 단체였다. 보라와 꽃님이가 폭탄을 운반하러 밖으로 나갔다가 보라의 말실수로 위험에 빠진 종다리 오빠와 단원들을 보면서 충격받는다. 독립운동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일에 보라는 무섭지는 않은지, 앞으로 독립이 될 텐데 하면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꽃님이에게 묻는다. 꽃님이와 단장님, 단원들을 보면서 꽃님이는 한 덩어리가 되어라하고 떠오른 암호를 다시 새겨본다. 1932년 올빼미로 무대에 오른 보라는 다른 단원들의 행동, 대사 하나하나를 새기며 느낀다.

  

보라는 무대에서 빛나고 싶다. 관객에게 호응받고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어 한다. <올빼미의 눈> 준비를 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악역 올빼미를 하기 위해 다른 연기자가 어떻게 하는지 어울리기보다 자기가 돋보이기 위해서만 연습한다. 하지만 1932년 경성을 다녀온 보라는 안다. 공연이란 혼자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일본 침략기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힘을 모아 독립운동을 했기 지금 우리나라가 있다는 걸 알았다. 이제 보라는 자기만 뽐내는 보라로 살 수 없다. 보라는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욱이의 행동이 자기를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욱이 자리에서 최선이었음을. 진정 무대를 위한다는 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

 

작가 지슬영은 1928년 발표된 윤석중의 희곡<올빼미의 눈>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힌다. 윤석중이 열다섯 살에 처음 완성한 희곡을 지금 아이들에게 소개하면서 같이 한다는 의미를 알리고 싶어 했다. 윤극영의 노래<새떼>도 실어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시대의 분위기도 느끼게 해준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 얼마나 중요한지,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경성 무대 스타 올빼미를 통해 보여준다.

내일 당장 독립이 된다 해서 오늘 할 일을 멈출 수는 없어. 우리의 오늘이 모이고 모여서 독립을 이루게 되는 것일 테니 말이야. 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할 뿐이란다. 이미 다 정해진 것이라 할지라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