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독서법 - 잠들어 있던 당신의 거대한 영혼을 깨우는 기적의 독서법
진가록 지음 / 북씽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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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가장 큰 선물을 준비한다

『낭독 독서법』을 읽고


 아이를 낳고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책을 읽어주는 동안 어린 시절 내가 보지 못했던 그림책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소리 내 읽으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좋았다. 아이가 글을 깨치면서 읽어달라고 하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끔 책을 읽어준다. 내가 읽고 싶은 책. 두 아이가 들으면 재밌을 책. 내게 도착한 진가록의 『낭독독서법』은 읽어주는 시간이 줄어드는 내게 이젠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책을 읽어주라고 말하고 있다.

 『낭독독서법』에서는 진가록이 책모임을 하면서 낭독을 통한 경험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낭독이 과연 어떤 힘을 가졌는지 말하며, 낭독이 어떻게 쓰이면 좋을지 이야기 하고 있다.  낭독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글도 여러 편 소개해주었다. 우리는 과거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했고, 고전을 소리 내어 수십 수백 번씩 읽어가며 익혔다.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읽는 문화는 눈으로 보는 문화가 되었고 소리 내어 책을 읽는 건 아이가 어릴 때 잠시 지나치는 문화가 되었다.

 작가 진가록의 글을 읽으면서 난 일기, 듣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는 엄마 뱃속에서 들었다. 그리고 태어나 수없이 들은 단어를 말하면서 응원 받고 단어를 조합해 내 이야기를 조합해왔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가장 처음 배우는 건 말하기, 듣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이야기는 어디로 갔을까?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내 이야기로 조합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내 이야기를 얼마나 들어주고 있는가?

  책을 눈으로만 읽다가 책 속에 소개된 글은 소리 내어 읽어 보았다. 전철에서는 귀를 한 쪽 막고 속삭이듯 읽어보았다. 집에서 읽을 때보다 더 크게 울리는 소리에 집중되었다. 『낭독독서법』을 보면서 들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난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줌으로써 내 속 마음과 더 닿아봐야겠다. 그 시간이 나를 존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나를 위한 가장 큰 선물이겠지.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있다. 도서관에서도 소외는 이를 찾아가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함께 독서활동을 하면서 서로 책도 읽어주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읽었던 책과 나를 향해 반짝이는 눈을 보는 것도 낭독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큰 경험이었다. 작가가 나를 향한 낭독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낭독 또한 의미가 있음을 조금 더 강조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작가 진가록이 소개한 『여자의 독서』를 쓴 김진애 작가의 책운명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지금 내가 만난 낭독 독서법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확신을 주니까.

당신이 내 삶에 나타난 것에 감사한다. 그것이 이유가 있는 만남이든, 한 계절 동안 만남이든, 생애를 관통하는 만남이든.- 류시화, <누구도 우연히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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