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사 1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굉장히 독특한 소재의 만화다.
거칠고 투박해 보이는 그림때문에 사실 그만 볼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벌레라는 소재가 굉장히 특이하고 각각의 이야기마다 차분함과 동시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결국 끝까지 다 보고야말았다.
첫 에피인 <녹색의 연회> 에서는 벌레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설명해주며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기묘한 이형의 무리 벌레. 
생명에 가장 가까운 것들로 만물의 근원의 존재.
사람이 손 끝이라면 동물과 식물이 손가락이고 심장 부근이 바로 벌레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생김새도 다 다르고 인간과 소통이 가능한 것도 있고 그저 살아가기만 하는 것들도 있다.
벌레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을 치료해주는 충사 깅코.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떠돌아다니며 벌레를 연구하고 치료법을 모색한다. 
표지에서 느껴지듯이 무심해 보이는 표정과 다르게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사람들을 도와준다. 
그런 그에게서 풍겨나오는 훈훈함에 절로 마음이 푸근해져 벌레의 독특함보다 깅코라는 인물에 조금 더 눈길이 간다.
<침소로> 에는 몽마 라는 벌레로 인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1권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였다.
꿈 속에까지 벌레가 드나들며 결국 모든 것을 앗아가버린 불행을 기묘하게 담아냈다.
<부드러운 뿔> 에서는 어미와 아들간의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고 <눈꺼풀 속의 빛> 은 깅코의 따뜻함이 잘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1권에서 보여지는 벌레들은 대개 인간의 몸에 기생하며 목숨을 위태롭게 하거나 인간의 길을 벗어나게 만들어버린다.
벌레는 해로운 존재만 있는 것일까? 란 의문이 들었다. 아직 초반이기에 많은 벌레를 만나보지 못해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인간에게도 유익을 주는 벌레 이야기도 나왔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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