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의 니쿠코짱!
니시 가나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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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의 이름은 같다. 기쿠코

그러나 엄마의 이름은 기쿠코가 아니라 니쿠코다. 

엄마는 151 센티미터에 67.4킬로그램이다. 그래서 고기 살점이라는 뜻의 '니쿠'를 써서 기쿠코가 아니라 니쿠코다. 한눈에 봐도 키 작은 뚱뚱한 여자로 보인다. 니쿠코는 억지 말장난을 좋아하며, 남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그리고 남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 특히 나쁜 남자의 말을 더 믿는다.


니쿠코가 이 항구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만났던 소설가 남은 유서를 남기고 고향에서 생을 마감하겠다는 글을 남기고 사라진다. 니쿠코는 그 소설가남을 찾으러 북쪽 항구마을에 도착한다. 소설가남을 찾진 못했지만, 항구마을에서 살기로 한다. 그곳에서 '우오가시'라는 고깃집에서 일한다.


엄마인 니쿠코와 외모가 전혀 다른 여덟 살 딸, 기쿠고,

귀엽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눈도 커고, 눈동자 색도 다르다. 코는 작으면서 높으며 머리카락은 자갈이다.

[항구의 니쿠코짱!]에서 제일 의문이 드는 인물관계이다. 소설 초반부터 니쿠코와 기쿠코의 외모는 너무 다르다.

한 번씩 외모에 빛을 발하지 않은 부모에게서 예쁜 딸이 태어나기도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하면서 소설을 읽어 내려갔다. 니쿠코는 외모에 대한 스트레가 없고, 과거의 나쁜 남자와의 관계에서도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크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기쁘면 기쁜 대로 생활하는 모습이 요즘 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 나에겐 특별한 인물로 비쳤다.



"...니쿠코 그 자체로서 있는 그대로 살아간다."_p.301

[항구의 니쿠코짱!] 에서 제일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남들 앞에 자신이 어떻게 보일까 생각하고 신경 쓰는 것보다는 니쿠코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삶이 어쩌면 진정한 자신을 위한 삶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애초에 제대로 된 인간이란 뭘까"_p283

애초에 제대로 된 인간이 있을까.

뚱뚱하며, 인간관계에 서툴며, 눈치도 없고, 남의 말을 고지 고대로 믿는 니쿠코를 보면서 니쿠코의 안 좋은 면만 기쿠코가 이야기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면 소설을 읽었지만, 한편으로는 애초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 것은 아닐까... 니쿠코 와 같은 사람이 어쩌면 인간적이며 누구에게나 친화적인 사람은 아닐까.



[항구의 니쿠코짱!]은 어린이에서 사춘기로 가는 딸, 기쿠코의 시점에서 소설을 전개해간다. 엄마의 진짜 이름도 기쿠코이지만, 뚱뚱하다고 니쿠코라고 부른다. 그런 모습과 엄마의 행동들이 기쿠코는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불편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일반 가정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니쿠코가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와 조금은 다른 것 같았다. 세상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이 바로 니쿠코가 아닐까. 누가 봐도 뚱뚱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바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럽게 비치는 것은 왜일까. 


소설 후반부에 과거에 니쿠코가 살아왔던 모습과, 니쿠코과 기쿠고의 관계가 정말 모녀의 관계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나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긴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인생에 정답은 없고 완벽한 인생 또한 없다는 생각도 했다.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상관없이 지금 현재 세상 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니쿠코를 보면서 우리도 정말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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