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 만화집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를 손에 쥐었을 때, 그냥 읽고 싶은 책이었다. 그냥 에세이는 잘 읽지 않지만 만화와 함께 에세이가 실려 있는 책이라 더 손길이 가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이 책의 장점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자 에세이 책이다. 귀여운 그림과 함께 일상이 사랑스러워질 수 있는 책이라 가볍고 때론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도 '확인'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책이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별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던 '확인'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이 책이 만들어 주었다. 

마스다 미리는 말한다.

"그 별로 필요 없는 확인을 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음식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그 외 일상적인 확인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다.

남의 집 창문 확인

이 책의 장점은 간단하다. 살아가면서 별로 필요할 것 같지 않지만 한 번씩 나도 모르게 확인하게 되는 것이 공감이 갔다. 남의 집 창문을 쳐다본 경험이 있는 나에게 지나가면서 '흘끗' 쳐다보지만 그 집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그 집 주인의 인생을 살아본다는 발상이 조금은 특이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확인해 보고 상상력을 더하는 마스다 미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사소한 '확인'이다.

나비 확인

나비의 날갯짓과 지휘자의 연주봉이 겹쳐지는 장면이다.

마스다 미리는 일상적인 관찰도 다르게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비의 모습에서 지휘자의 모습을 상상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났다. 나비가 날면서 허공에서 행동하는 날갯짓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연주자의 지휘봉이 닮은 모습을 나 자신도 모르게 '확인'했다.

감자 샐러드 확인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사실 감자보다 더 많은 내용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자 샐러드 내용물을 확인하니 우리의 인생에 어쩌면 주인공은 누가 먼저 불리냐에 따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맛살 샐러드, 고야 샐러드라고 불리어도 될 성싶은데... 감자에게 모든 것들 다 내어 주는 듯해서 말이다..

누가 그랬다. 인생에서 고개를 먼저 내민 자가 주인공이라고.... 감자 샐러드의 감자도 먼저 고개를 내밀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살면서 갈수록 복잡해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신경 쓰이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집착하고 있을 때, 이 책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마스다 미리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여서 '확인'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쓰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보면 확인을 하면서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제목은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이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사소한 것들까지 마스다 미리와 함께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했다. 에세이이자 만화집이라서 책의 가독성은 상당히 좋았고, 기교 부리지 않고 솔직하고 담백한 에세이가 마음에 들었다. 일상이 무료해지거나 일상의 또 다른 면을 확인하고 싶다면 마스다 미리의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를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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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