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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그리고 어떻게 타협했는가?
직업 표류라 굉장히 신선한 표현이다.
※ 표류의 사전적의미 : 물에 떠서 흘러감. 정처 없이 돌아다님
청년실업자가 100만시대라고 하는 요즘, 꽁꽁 얼어붙은 취직빙하기에 구직활동을 접고 아예 프리터족으로 생활하는 이도 많다고 한다.
그만큼 직업을 가진다는 게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린 요즘,
그 직업을 한번이 아닌 여러번으로 바꿔 갖는 이직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버블경제의 붕괴로 취업빙하기에 직면한 일본 젊은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취업에 성공했으며 또 다시
어떻게 이직을 꿈꾸게 되고 실천하게 되었는지 읽다보면 의외로 공감하며 쉽게 읽히는 책이다.
부제들이 무척 가슴에 와닿는다.
길고 긴 터널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내가 할 수있는 일은 무엇일까?
결혼하여 아이 낳고 아파트 사면 끝나는 인생은 싫다.
늘 불안해서 계속 달릴 수밖에 없었다. 등등
이렇게까지 취업이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을까.
사회는 끊임없이 인재들을 양산해 내는데 그 인재들이 들어가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무대가 없다니.
혹자는 눈을 낮추라고, 무조건 부딪혀야 한다지만
이력서 몇백통은 우스운 요즘이라는데 그런말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이 어려운 취업관문을 뚫고도 다시 그 힘든 경험을 하려고 결심한 것일까?
일을 하다보면 내가 일을 하는건지, 일이 내 위에서 군림하고 있는 것인지 알쏭달쏭할 때가 있다.
정신 없이 전화 받고, 서류 작성하고 현장 뛰고 하다보면 하루는 금세 간다.
사실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지?" 라고 생각이 드는 건 아마 입사 1년정도가 지나서이지 않을까.
그 전까진 일 배우느라 정신 없고 또 은근 취업했다는 마음에 들떠 단면을 보고 쉽지 않다.
그러다가 쫓기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문득 이직 생각이 날 것이다.
허나 이직이 말처럼 쉽지 않다. 취직 자체가 어려운 시기인데 어딜간다고 크게 다르진 않을테니.
그래도 도전하는 게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조직이 맞지 않아서, 이상적인 상사를 만나 큰 깨달음을 얻어서,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꿈의 직장도 버린 일본의 엘리트들이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이직을 택했나?
힘든 시기에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느꼈던 갈등, 고민, 불안, 초조, 그리고 보람 등
그것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관 형성을 통해 일본기업이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의 지표가 될 것같은
값진 이직기를 다룬 이 책을 보면서 나의 앞으로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아마 움직이긴 어려울테지만 그래도 물 흘러가듯 단념하며 사는 것은 청춘에 대한 이율배반일테니
확신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현실적인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