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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똥꼬에게 - 2008년 제14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33
박경효 글 그림 / 비룡소 / 2008년 5월
평점 :
이 책을 보면서 허난설헌의 <규중칠우 쟁론기>라는 수필이 생각났습니다. 척부인, 교두각시, 청홍각시, 세요각시, 인화낭자, 울낭자, 감투할미의 칠우가 각자 자기가 잘났다고 쟁론을 펼치는 모습이 이 책과 닮았습니다.
우리 신체엔 필요없는 기관이 없다고 하죠..
꼭 필요해서 만들어진...최고의 창조물...
하나, 하나 기관들이 쟁론을 펼칩니다!
내가 최고야!! 하고...^^
노래도 하고, 뽀뽀도 하고고, 케익의 불도 끄고, 맛있는 음식을 잘게 부수는 이와 맛을 느끼는 혀를 가진 입,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숨쉬기를 하는 코,
예쁜 것을 바라보고 여러가지 색깔을 구별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내는 눈,
들을 수 있고, 기울어진 정도를 느끼는 귀,
음식을 주고 이도 닦게 해주는 손,
음식이 있는 곳에 데려다 주고, 상쾌한 곳을 찾아 가주는 발,
그리고 아무말 없는 똥꼬...
입은 똥꼬를 싫어합니다..
다른 기관들은 입에게 도움을 주는 거 같지만..똥꼬는 모양도 싫고 더럽다 생각했기때문이지요..
하루는 꿈을 꿉니다...
똥꼬가 없어지는.....
그리고 끔찍한 일이 생기지요...
소중한 친구를 몰랐던 입....
소중한걸 깨닫습니다.....
외모로 판단해서도 안돼요...
나에게 도움을 안 준다고 다 나쁜 친구도 아닙니다.....
마지막에 입이 손에게 하는
"똥꼬와 놀다 나한테 바로 오면 안돼" 라는 충고는 넘 귀엽습니다...^^
내용도 알차지만.... 그림도 넘 예뻐요...
색감이 화려하면서도 단순하고도
그 부분을 강조한 그림들...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입이 촛불을 끄는 장면.. 압권입니다!
아이와 함께.. 각 신체기관의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모든 기관들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책....
똥꼬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