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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육아휴직을 결정했다 - 입사 동기 부부 기자의 평등육아 에세이
임아영.황경상 지음 / 북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임아영 님의 전작인 "이런줄도 모르고 엄마가 됐다"는 책을 첫 아이 육아하면서 재밌게 읽어서 이번 책도 기대가 되었어요. 남편과 동일한 주제로 각자 쓰신 글을 묶어 책을 내셨는데, 두 분 다 기자이셔서인지 단어와 문장이 예뻐서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제목에서는 단순히 '남편의 육아휴직' 스토리가 나열될 것 같은데, 육아에 대한 사회구조적 모순이 예리하게 지적됩니다. (이 부분은 두 분이 입사동기여서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동일하게 입사했는데 벌어지는 차이가 눈에 확연히 보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이 책을 페미니즘 도서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선 아내분이 분노하는 지점(사회구조적 문제, 여성에게 전가하는 돌봄 등)에 저는 굉장히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평균적인 한국 남편에 비추어 보았을 때,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은 남편이 부럽기도 하였구요.
남편의 육아휴직을 고민하며 책을 읽었는데, 글을 보면서 남편의 시간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에게도 아빠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읽으면서 줄을 치지 않은 페이지가 없었습니다. 저에게도 육아에 대한 감정은 '양가적'인데요, 육아하는 동안 이 책이 저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특히, 둘째 육아중이신 분이 읽으신다면, 더욱 많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육아하며 드는 생각과 감정을 이렇게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작가님들이 부러웠습니다.
더불어, 사각거리는 종이질이 좋았어요. 다른 책에 비해 종이가 얇게 느껴졌는데요, 덕분에 넘기는 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첫 장을 넘기며 감탄했어요. 그리고 표지 뿐 아니라 내지 제목 하단에 작게 그려져 있는 일러스트들이 정말 예뻤어요. 그림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