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사랑하는 일 - 우리 아이만의 가능성을 꽃피우는 존중 육아의 힘
오카와 시게코 지음, 홍성민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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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면, 아이들은 새로운 교실, 선생님, 친구들과 같이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게 됩니다. 처음 맞이하는 환경을 반가워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적응에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선 언제나 3월이 조마조마하네요. 

아이가 다닐 기관을 선택할 때, 부모로서의 바램은 "우리 아이를 내 아이처럼 생각해주면 좋겠다" 인데, 동시에 여러명의 아이를 돌봐야 하는 선생님들에게는 쉽지만은 않은 일 같습니다.

이 책은 일본의 92세 현역 보육 교사가 전하는 "오마타 유아생활단(어린이집)" 이야기인데요, 읽으면서 부러움도 느끼고 엄마로서의 제 모습도 돌아보게 되었어요.

"오타마 유아생활단"이 부러웠던 점은
- 3,000평이 넘는 부지를 가진 환경
- 교사의 높은 근속 연수(평균 7.6년)
- 어른과 아이의 관계를 "대등"하게 두는 보육 방식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 자율 배식
- 큰 틀의 안전 장치를 두되, 활동의 제약은 최소로
- 칭찬보다는 아이의 행동에 집중하기

등이 있겠습니다.

할머니와 같이 연륜이 있으신 분들은 특유의 너그러움과 포용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릴 적엔 할머니 선생님들을 종종 만났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나이 드신 선생님들을 뵙기 어려운 현실이 아쉽기도 합니다.

집 근처에도 이런 철학을 가진 어린이집, 선생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손에 꼽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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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한 달 살기 - 한 권의 책을 한 달 동안 읽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지희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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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동안 곁에 가까이 두고 보았습니다. 제목처럼 "책에서 한달 살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한 달은 아니었지만, 고르신 책을 매일 1권씩 따라가보았는데, 책을 읽으며 저도 짧은 여행을 한 느낌입니다.

작년부터 저도 독서법에 변화를 주고 있는데요, 가장 큰 변화는 곱게 보던 책을 더럽게(?) 보고 있다는 점과 여러 번 반복해 읽는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많은 책을 빠르게 읽으려 했었는데(세상에 좋은 책은 많다), 요즘은 책 한권을 요리 조리 뜯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작가님의 책에서 한 달 살기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만약 책이라면 한 두번 펼쳐지고 잊히는 것이 아니라 한달 내내 밑줄 그어지고 더럽혀지고 눈물과 웃음을 받아내는 책이라면, 꽤 기쁘지 않을까?" 라는 문장이 이 책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전작이 정말 좋았어서 이번 책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전의 이야기가 밴 라이프를 시작하는 설레임과 이동의 움직임을 담고 있었다면, 이번 이야기는 끊임없는 움직임 속에서의 머무름을 담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최소한의 물건을 담는 밴 라이프에서 작가님은 종이책을 읽으실까? 전자책을 읽으실까? 궁금했는데,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과 같은 여러 매체를 이용하시더라고요. 열 한 권의 책 중, 평소 궁금했던 책이 세 권이나 포함되어 있어서 혹여 스포당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며 읽었는데, 책들을 더 읽고 싶어졌어요. 이게 책을 소개하는 책들만이 가진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 책 속에서 좋았던 문장들이에요
- 세 살 버릇 여른 간다는 속담은 거짓말이에요. 그 말 좀 믿지 마세요. (79쪽)
- 요즘은 누구를 듣는가, 요즘은 누구를 읽는가, 요즘은 누구를 보는가, 요즘은 누구를 공부하는가 (134쪽)

* 엑스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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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 - 마음을 쓰고 세상을 만나다
경남 문해교실 67인 지음, 초록담쟁이 그림 / 책숲놀이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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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엔 디지털 매체에 대한 리터러시가 삶의 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할머니 세대엔 문자, 한글에 대한 문해도가 삶의 크기를 좌우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해보면, 글자를 배우지 못해 아쉬움을 많이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장에서 물건도 잘 파시고 농사도 지으시고 동네 궂은 일도 뚝딱뚝딱 처리하시던 여장부 같은 씩씩한 할머니셨는데, 손주들에게 편지가 오거나 우편이 오면 글을 아는 동네 사람을 찾으셨던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제가 모두 헤아릴 순 없지만 책을 통해 미루어 짐작해봅니다.

이 책에는 나이 들어 문해교실에서 글을 배우신 어르신 67분의 시가 담겨있는데요. 어르신들의 글에는 세월이 담겨 있어서 특히나 깊은 울림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락(즐거움)" 편의 몇몇 글에서는 마음이 너무나도 먹먹해져서 한참을 머물러 있었어요. 글 속에서 우리 할머니의 모습도 보이고, 어느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부모님의 모습도 보입니다.

담백한 글들이 모여 있는 책입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너무 따뜻해져서, 올 겨울 난로가 될 것 같아요. 너무 예쁜 일러스트는 덤이고요♥

** 빨간콩 도트북 책숲놀이터(@redbean_book)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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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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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줄곧 앰마로 그 시대를 살았더라면, 도미니크였더라면, 셜리였더라면.. 등으로 각 인물에 저를 대입해보게 되었습니다. 점차 다양한 인종이 많아지는 한국 사회에서 한국사람으로(메인스트림) 살아간다는 게 어떻게 보면 기득권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문장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일러두기에 나온 것처럼 운문 형태를 띄는 산문인데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읽어나갈수록 익숙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처럼 각 인물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오케스트라처럼 느껴졌어요.

+ 읽으면서 한국 버전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을 상상해보게 되었습니다.

엠마는 그 자리에서 뒤돌아서 나왔다.
도미니크의 경우에는 문을 쾅 닫고 나왔다

셜리는 이주민 2세대치고는 꽤 높이 올라갔다
두 딸은 이미 그보다 더 많이 나아갔다.

페미니즘의 지형을 바꿔놓는 여자들이 더 많아지고, 보통 여자들의 행동주의가 들불처럼 번지고, 수백만의 여자가 깨어나 완전한 권리를 지닌 인간으로서 우리 세계의 주인 자리를 찾는 가능성에 눈을 뜬다는 건 축하할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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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기억한다 -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
베셀 반 데어 콜크 지음, 제효영 옮김, 김현수 감수 / 을유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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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이유는 주변에 사고나 질병 등으로 아팠던 사람이 많아서, 그들에게 생긴 트라우마가 무엇이고, 어떻게 치유를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제 어린시절과 보호자로서 그들 곁에 있으며 받은 영향을 점점 더 곱씹어보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저의 가장 가까운 사람의 행동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신체와 감정, 사고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뇌손상 등으로 자신의 감각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self를 잃게 된다고 한다(7장). 그리고 어린시절의 학대, 혹은 방임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8장-10장)" 설명된 부분이 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약물, 글쓰기,요가,연극 등)을 제시하는데,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아이들에 대한 부분(8장-10장)은 양육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이 책은 2016년에 초판이 발행되고, 올해 2판이 발행되었는데요, 2판에는 표지에 앙리마티스의 <이카루스> 그림이 들어가 있어요. 무엇을 말하고자 표지가 된걸까요? 트라우마와 이카루스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봅니다.

트라우마 외상에 대해 다루는 것은 단지 트라우마만 다루어 주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함께 견디고 안전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 대상, 환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환자가 살아남기 위하여 몰두한 노력을 경외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마음이 트라우마를 무시하려고 절박하게 애쓰면 애쓸수록 몸은 무언의 감정과 느낌들로 이루어진 과거 속에 더 단단히 갇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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