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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심리 처방전
김은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고 독서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요즘 나는 유독 청춘을 붙잡고 싶은 마음과 이미 고리타분 해진 정신세계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사사로운 것에 대해서도 견디기 힘들어 수많은 자잘한 노여움을 느끼며 그 어느때보다 심적으로 힘들게 보내고
있다. 그래서 선택한 이 책 [오십의 심리 처방전]이 꼭 필요했다. 난 평소에 심리서나 자기 계발서 류를 절대 읽지
않는다. 내가 직접 겪고 부딪혀야 비로소 깨닫는다고 강하게 믿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말들의 나열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도 인생의 큰 전환기에 다다라서일까? 흔한 말로 된 지침서가
필요 해 졌다. 이 책은 뭐랄까 획기적인 조언이나 무릎을 탁 치는 통찰이 있는 책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머리를 때리는 번쩍이는 조언은 오히려 더 불편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차분히 책상 앞에 앉아 조용히 새하얀 노트를 꺼내 ‘자 그럼 내가 생각하는 중년의 모습은
어떠한가?’라는 물음을 하며 찬찬히 나열하고 그 나열한 생각들을 찬찬히 카테고리별로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의 차분한 문체가 한 몫 하는 것도 있다. 이제
비문학을 읽을 때 스펙타클하면 멀미가 나는데 저자와 함께 차분히 손잡고 공원을 거닐며 이야기하듯 한 항목 두 항목 이야기 나누며 내 속에 있는지도
몰랐던 길 잃은 40대의 정체성도 찾아 제대로 된 길 쪽으로 방향을 틀도록 도와줄 수 있었다.
50의 문을 바라보고 서있으면서 그 문이 너무나도 거대하고 무겁고
무서운 문으로 여겨져 감히 열기가 무서웠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50이 되어도 좀 더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오히려 지나온 격변의 청춘시절보다 더 온화한 마음가짐과 건설적인 도전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대.소 주제와 본문의 유기성이 좀 떨어지는 것이 아쉬움으로 끝끝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