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단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결말은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이었다. 작가인 주인공만이 할 수 있는 복수였다. 무례한 남자의 말에 인상 찌푸렸다가 웃고 말았다.
<너무 늦은 시간>은 지금까지 읽었던 클레어 키건 소설 중에서 가장 주제가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잘못되어가는 것을 인식하는듯 하다가도 모든 것이 끝난 뒤 결국 비난과 욕설로 도피해버리는 것이 제목과 연결되어 보였다. 어디에선가는 돌이킬 수 있었을까? 문득 생각해본다.
<남극>은 설마 그런 결말일 줄 몰랐다. 마지막에 주인공은 자신만의 지옥에...

이미 그녀는 장소와 시간을 절개하여 기후를, 그리고 갈망을 집어넣었다. 여기에는 흙과 불과 물이 있었다. 남자와 여자와 인간의 외로움, 실망이 있었다.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중 - P80
그녀는 흔들리는 덤불 너머 도로에 내려앉는 아침을 내다보고 잘 시간이 왔다가 가버렸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주전자를 가스불에 얹고 냉장고 깊숙이에서 케이크를 꺼냈고, 기지개를 켜면서 이제 그의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중 - P81
"봤지?" 그녀가 말했다. "이것도 결국 똑같잖아? 당신,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아들었잖아. 하지만 요만큼도 봐주질 못하는 거야." 그는 사빈을 보자 그녀의 눈빛에 비친 자신의 추한 모습이 또다시 보였다. <너무 늦은 시간> 중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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