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판다 여왕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5
수산나 이세른 지음, 마리아나 루이스 존슨 그림, 고영완 옮김 / 북극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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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면의 밤!

혹시 당신도 그런 밤을 경험해 보셨나요?

엄마가 되기 전에는 정말 잠들기 어려운 저였는데 말이죠.

엄마가 되고서는 정말 머리만 대면 바로 잠들 수 있게 되었답니다.

엄마의 고단함이란 ㅠ,.ㅠ

어쨌거나 잠 들지 못해 고통스러운 여왕님이 계시다니 한번 만나봐야겠습니다.

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 여왕님은 잠을 못 자고 있는 걸까요?

<잠 못 드는 판다 여왕>


충혈된 붉은 눈의 판다 여왕님이 표지에 불면의 위엄(?)을 자랑하며

자리를 잡고 계시고 그 아래에는 여왕님을 모시는 동물들이 보입니다.

안을 들여다 보니 캄캄한 밤인데도 분주한 궁전 내부가 보이네요.

재단사는 옷을 짓고, 요리사는 떡을 만들고, 집사는 청소를 하고, 왕실 고문은 글을 쓰고 그리고 우리의 판다 여왕님은 그저 눈을 말똥말똥 뜨고 계십니다.

잠을 못 자니 짜증이 치미는 것은 당연한 일.

여왕님의 계속되는 짜증과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여러날이 흐르고 결국 왕실 고문은 공표를 합니다.

여왕님을 잠들게 하는 자는 진주가 가득 든 가방을 받을 것이다!라고요.

그러자 세계 곳곳에서 잠 드는 갖가지 방법을 가지고 판다 여왕님의 궁전을 찾아옵니다.


몽골 양치기의 양 세기, 뱅골 호랑이의 가장 지루한 전설 이야기, 파리 오페라단 개구리 가수의 자장가, 아프리카 코끼리의 해먹, 호주 캥거루의 마법 주머니 등등등

그러나 아무도 여왕을 재우지 못했어요.


자! 이쯤에서 누군가 등장해야죠. 왕자 아니고 하마가 두둥~ 이집트 나일강에서 온 하마가 그 큰 입을 벌려 세상에서 가장 큰 하~ 품을 합니다. 하마답게요.

모두 잠에 들어버렸습니다. 우리 여왕님도 그러셨을까요?

이를 어쩝니까. 판다 여왕님 빼고 세상의 모두가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이제 혼자 남은 판다 여왕님은 과연 잠을 잘 수 있게 될까요?

수산나 이세른 작가님은 <웅덩이를 건너는 가장 멋진 방법>이란 책으로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네요.

아시아적 감수성이 물씬 풍기는 멋진 그림을 보여준 마리아나 루이스 존슨 작가님은

이 책을 그리는 동안 뱃속 아기가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의 색감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세계 여러 곳에서 재미있는 잠자는 방법을 들고 온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재미에

잠 못 드는 판다 여왕님의 고민은 살짝 뒷전이 되기도 하네요.

여왕이라는 자리가 주는 호사로움과 권태로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여왕님이 잠 못 드는 이유는 권태로움에서 비롯된 것이었거든요.

결국 여왕님을 잠 들게 해 준 것은 바로 스스로 그 권태로움에서 벗어난 자신이었습니다.

참 아이러니할 수가 없더라구요.

잠 자는 자신을 깨우자 진짜 잠이 찾아왔거든요.

진짜 휴식을 위해서는 몸을 깨워야 한다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진리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는 그림책이네요.

문득 잠을 못 이루는 우리 아이들도 어쩌면 너무 많은 것들을 엄마인 내가 대신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나 친절한 엄마로 보내지 않았나 저 스스로를 의심해 보게 되네요.

오늘도 잠이 쉬 오지 않아 밤하늘의 별보다 반짝이는 두 눈을 빛내며 잠자기를 온 몸으로 거부하는 두 아이는

충분히 몸으로 놀지 못해 에너지를 다 소진하지 못해 그런 거라 생각해 봅니다.

우리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또 잠이 안 오신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면 판다 여왕님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고 싶네요.

우리 아이들하고 놀다 보면 어느새 녹초가 되어 잠이 쉽게 그리고 깊게 드실 테니 말입니다.

그때 진주가 가득 든 가방도 잊지 말고 가져 오세요, 판다 여왕님!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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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에서 너도 찾았니? 머리가 좋아지는 숨은그림찾기
커스틴 롭슨 지음, 가레스 루카스 그림, 루스 러셀 디자인 / 어스본코리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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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이 잔뜩 나오는 동물농장 그림책!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숨은 그림찾기까지 있어 함께 보는 재미가 쏠쏠한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해 볼게요.

갑자기 없던 집중력이 막 샘솟고 아이도 저도 찾느라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변신을 하고서 신나게 본 책

<동물농장에서 너도 찾았니?>

표지에는 동물농장에 사는 여러 가지 동물들이 모여서 재잘재잘 떠들고 있네요.


페이지마다 알록달록한 색감에 보는 눈도 즐겁고,

동물들이 내는 문제를 맞추려고 열심히 찾느라 바쁩니다.

31페이지나 되는 책인데 그 중에서 저랑 아이 마음에 들었던 페이지 몇 장을 보여드릴게요.

예쁜 꽃밭이 나오는 페이지 나비와 꿀벌 그리고 애벌레가 나오는 아름다운 페이지입니다.

꿀벌과 악수하는 개미, 야구 모자를 쓴 꿀벌, 꿀을 바른 샌드 위치 등을 눈을 크게 뜨고 찾아 보세요.

어여쁜 꽃과 친구들을 보느라 가끔 미션을 잊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ㅎㅎ

큰 아이가 좋아했던 헛간 안에는 각종 농기구와 고양이 가족 그리고 올빼미와 생쥐, 거미와 박쥐가 살고 있어요.

이 헛간 안 거미가 모두 몇 마리인지, 똑같이 생긴 정원용 장갑 한 쌍 그리고 농부의 커피 보온병을 찾느라 뒤적뒤적하게 됩니다.

둘째가 좋아했던 토끼가 나오는 텃밭에는 각종 농작물이 심어져 있는데요.

농작물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토끼들에게 정신이 팔리지 않게 조심하며 당근이 모두 몇 개인지 세어야 하고, 모양이 다른 화분과 달팽이 세 마리, 그리고 농부의 모종삽과 갈퀴를 찾아야 합니다.

각 장마다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꼭 숨은 그림을 찾지 않더라도 한 장 한 장 예쁜 농장의 동물들을 만나는 재미에 흠뻑 빠지실 거예요.

동물농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즐거운 탐험시간을 보내실 수 있답니다.

여러 연령대의 아이들과 어른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

<동물농장에서 너도 찾았니?>

혹시나 마음이 심란하시다면, 아이와 함께 뭔가 해보고 싶으시다면,

머리가 좋아지고 싶다면, 예쁜 그림이 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 한번 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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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탈것 199 우리 아이 첫 낱말 사전
제시카 그린웰 지음, 가브리엘레 안토니니 그림, 피트 테일러 외 디자인 / 어스본코리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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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본에서 나온 우리 아이 첫 낱말 사전 199 시리즈 중

첫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탈것>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4살 남자아이의 엉덩이를

바닥에 붙여놓는 마법의 딱풀책!

안그래도 중장비차들과 기차놀이 그리고 지하철타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아이인지라 이 책과의 만남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상에서, 물에서 그리고 하늘과 우주에서 우리가 타는 것들 199가지가

한글과 영어 이름을 달고 알차게 들어 있는 <우리 아이 첫 낱말 사전 199 탈것>

세로로 긴 판형에 보드북이라 손에 들고 보기 좋고 튼튼하네요.

한참 탈 것에 관심 많은 4살 남자 아이가 이리저리 굴려가며 오래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것은 어스본이 영국출판 브랜드이다 보니 탈 것들에서 영국에서 볼 수 있는 탈 것들이 눈에 띈다는 점.

런던의 블랙캡이나 경찰 자전거 그리고 구급 자동차 같은 것들에서 어스본의 태생을 알 수 있답니다.

하나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장소별로, 상황별로 다양한 탈 것들을 담아놓고 있는 데다가 옛날의 탈 것들과 재미있는 탈 것들도 함께 실려 있어 아이들과 보면서 나눌 이야깃거리도 많다는 점이에요.

타보고 싶은 탈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탈 것들이 생겨날지 상상해 보는 재미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는 책

<우리 아이 첫 낱말 사전 199 탈것>

단순한 낱말 사전책보다는 다양한 탈 것을 보는 재미가 더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와 함께 또 뭘 타고 어디에 가는 상상을 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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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생일 파티 (야광 보드북)
질라사우레 글.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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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엄마가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가 더 듣고 싶은 아이들과

어둠 속에서 멋진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매력적인

불이 꺼진 캄캄한 밤에 더 반짝반짝 빛나는 멋진 야광 보드북을 소개합니다.

깊고 깊은 검푸른 바닷속에 <바닷생일파티 The Sea Birthday>라는 제목을 전등이 비춰주고 있는 표지!

이 그림책을 보려면 전등이 필수인가 봅니다.

자! 모두들 준비됐나요?

숨 한번 크게 들이 쉬고 바닷속으로 잠수해 들어가 봅시다. 흡!

오늘은 문어의 생일!

심해어인 핌은 엄마의 심부름으로 문어의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 같이 놀자는 친구들의 부름도 거절하고 엉클 크랩의 가게에 가서 선물을 사 돌아오지요. 집에 무사히 잘 왔다 싶었는데 이게 왠일일까요?

핌의 머리에 달려 있어야 할 전등이 사라져버렸어요. 다시 자신의 전등을 찾기 위해 핌은 바닷속 여기저기 구석구석 바다 생물들에게 물어가며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핌의 전등은 보이지 않지요.

문어의 선물을 챙겨서 문어의 생일파티장으로 가는 다른 바닷속 친구들 틈에서 과연 핌은 자신의 전등을 잘 찾고, 문어의 생일 선물도 잘 전달해 줄 수 있을까요?

(1부터 6페이지까지는 야광책인데 야광을 멋지게 즐기시려면 랜턴을 페이지에 바짝 붙여서 빛을 몇 분 동안 골고루 쪼여 주세요!!)

생일파티와 선물이라는 멋진 이벤트가 우리가 가보지 못한 깊은 바닷속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상상하며 보는 재미도 크지만 야광이 보여주는 마법 같은 <바닷생일파티 The Sea Birthday>

바닷속 다양한 생물들의 재미난 모습을 하나 하나 보면서 아이와 이야기하고, 문어에게 줄 생일 선물로는 뭐가 좋은지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핌이 전등을 찾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세요. 야광보드북이라 튼튼하고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는 장점 외에도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병기되어 있는 듀얼랭귀지북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네요. 귀엽고 매력적인 손글씨 같은 서체를 보는 재미도 있지요.

게다가 특별부록인 워크북과 예쁜 스티커까지 있어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문어의 생일인데 어째서인지 제 생일 같은 것은 이렇게 책이 주는 풍성한 즐거움이 선물 같아서 그런가 봅니다. 저희 꼬꼬마도 스티커를 붙여 봅니다. 책꽂이에 꽂아 뒀는데 찾아 와서는 책도 보고 스티커도 붙여 보겠다며 아주 열심히네요. 아주 마음에 드는 눈치예요. ^^

저도 좋아하는 책이 아이에게도 사랑받을 때 그 기쁨이 더 커지는데 이 책이 딱 그런 책이네요.


작가님 이름이 독특해 도대체 어느나라 사람인가 봤더니 한 사람이 아닌 러시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라네요. 질라사우레라는 이름은 라트비아의 파란 태양을 의미한다고 해요. 실험적인 다양한 도전을 하는 질라사우레.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은 모임이네요. ^^

바닷속 생일 파티도 원래는 병풍책이었는데 이렇게 야광보드북으로 새옷을 입고 나오니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하나의 책이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되어 새로운 감각과 느낌을 전해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이 너무나도 재미있고 즐겁네요. 그림책이 주는 즐거움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무엇보다 반가운 책이었어요.

참, 마지막으로 멋진 트레일러가 있어 함께 담아 봅니다.

https://youtu.be/Q4xC-dehL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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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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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만에 소설을 읽다가 눈물 콧물을 쏟았는지 모른다.

한동안 마음을 울리는 소설을 만나지 못했던 탓일까?

스즈키 루리카의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은 막혔던 둑이 터지듯이 내 마음의 둑을 터뜨렸다.

그것도 아무 조짐도 없이 느닷없이 마지막에 가서 팡!하고 말이다.

그래서 아주 시원하게 울었다.

그래서 아주 마음놓고 울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나 작가인 스즈키 루리카에게서 찾지 않을 수 없는데, 그녀는 이제 열 다섯이 된 소녀 작가인 동시에 일본의 출판사 쇼가쿠칸에서 개최하는 '12세 문학상'을 3년 연속 수상한 그야말로 천재 작가다. Born to write이란 바로 이런 경우에 쓰는 게 아닐까 싶어진다.

여기까지는 대외적인 스즈키 루리카에 대한 설명(?)이라면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로 처음 만난 이 작가님에 대한 내 주관적인 느낌이자 첫인상은 작가 자신이 10대이기에 10대의 시선으로 본 어른들의 세상을 서사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외부의 세상을 깊게 들여다볼 줄 아는 맑고 밝은 눈을 가진 어른아이.

이런 속깊은 어린 친구가 옆에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친구하고픈 이 어린 작가님의 소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에는 분명 작가 자신을 많이 닮았을 아이가 나온다.

이름은 하나미. 엄마와 단둘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

하나미의 이름은 엄마가 지어준 것으로 엄마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들어간 살아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담긴 것이다.

태어나서 아빠를 만나본 적이 없는 하나미가 아빠를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일체해주지 않는 엄마의 태도에 하나미는 아빠가 범죄자라 말을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귀엽고도 위험한 상상을 한다. 그러다 친구 유카와 아빠를 만나게 해주는 비밀스러운 일에 말리게(?) 되기도 한다.

하나미의 엄마는 일가친적 하나 없는 고아로 딸 하나미를 키우면서 남자들과 막노동판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거친 직업을 가졌다. 그리고 가난한 탓에 반값 떨이 음식들로 식사를 하지만 언제나 대식가의 면모를 자랑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어치우는 쿨한 엄마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딸인 하나미도 엄마의 그런 면을 닮았다. 어쩌면 가난때문에 찌들고 멍든 동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하나미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참 쿨하다. 그런 하나미도 고민에 빠졌던 엄마의 혼담 이야기. 자신 때문에 엄마의 혼담이 거절당했다 생각한 하나미는 엄마의 행복을 위해 사라지려고 하지만 주인집 아들 겐토 덕분에 엄마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된다. 하나미가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는지는 바로 이 책의 제목이 말해주고 있다. 사실 제목만 보고 딸이 시한부 인생인가?란 고리타분한 생각으로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욱 제목으로 사용된 저 말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머리를 아니 가슴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하나도 안 좋을 것 같지만 벌레든 동물이든 괜찮으니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이었으면 좋겠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좋겠냐는 질문에 벌레가 좋겠다는 엄마나 그런 엄마의 대답에 저런 생각을 하는 딸이라니 이 모녀는 정말 밑도 끝도 없이 돌발적이면서 쿨하고 너무나도 따뜻하다. 그런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간은 두 사람이 함께 식탁에 앉았을 때가 아닐까 싶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하나미를 짝사랑하는 신야가 나오는데 유약한 분위기의 이 소년이 다리 위에서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 하나미와 하나미의 엄마를 만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신야를 저녁식사에 초대한 두 사람.

"슬플 때는 배가 고프면 더 슬퍼져. 괴로워지지. 그럴 때는 밥을 먹어. 혹시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슬픈 일이 생기면 일단 밥을 먹으렴. 한 끼를 먹었으면 그 한 끼만큼 살아. 또 배가 고파지면 또 한 끼를 먹고 그 한 끼만큼 사는 거야. 그렇게 어떻게든 견디면서 삶을 이어가는 거야."

하나미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그 순간의 그 따뜻함이, 간절함이 생생하게 다가와 마음이 떨리고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하나미 엄마의 먹는 일에 대한 집착 같은 애정이 순식간에 이해가 되었다. 결국 그것은 생에 대한 애정이고 그것은 딸인 하나미를 향한 애정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 사랑을 먹고 자란 하나미이기에 가난한 현실보다는 소중한 엄마와 함께라는 삶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 행복의 따뜻한 기운을 전해주는 것이다. 아... 덕분에 나도 가난한 모녀 가정의 식탁에 함께 앉아 비록 반값이지만 그래서 더 맛있을 수 밖에 없는 음식들을 먹으며 가족이 된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삶과 이런 감정들을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함께 떠올리게 하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라니. 이런 이야기를 쓴 스즈키 루리카 이제 겨우 열 다섯이라니 놀라움과 동시에 고맙다. 앞으로 이런 놀랍고도 따뜻한 스즈키 루리카의 소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아...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작가님으로 내 마음 속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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