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불안감을 어떻게 이겨 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사실 서른의 불안감을 이겨 낸 게 아니라 그저 떠안고살았던 것 같다. 불안이 내 속을 아무리 좀먹어도, 피가 철철 나도 그냥 그러려니 하는 선천성 무통증 환자처럼.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진짜 안 아팠던 걸까. 모르겠다. 어쩌면 너무 아파서 아픈 줄도 몰랐는지도.
사람들 말이 요즘은 마흔쯤 돼야 저런 불안을 겪는다더라. 서른 때 저런 불안 잘 모른다고, 정말 그럴까, 아니면 그때의 나처럼 아프지 않은 척하는 걸까. - P142
하이 페이드는 운만으로 성공한 게 아니다. 15년간의 연습, 그 노력이 좋은 기회를 만나결실을 본 거다. 좋은 운도 작용했지만 운만으론 결실을 볼수 없다. 앞에 말했던 가수도 비슷한 예다. 긴 무명 시절 동안 어떻게든 실력을 쌓으려 자길 알리려 부단히 노력해 왔으니까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합격할 수 있었고 그 무대에서도 기량을 발휘할 수 있던 거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기회만으로 결실을 볼 순 없다. 팬들은 그가 무명 시절에 했던노력들을 다 기억하는데 본인은 너무 운 좋게 큰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해서인지 그간의 노력이 얼마나 고됐는지 잠시잊은 모양이다.
성공한 사람의 대다수가 ‘성공은 운‘이라고 말하면서도그 입지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건 아마 이런 이유에서일 거다. 그들이 말하는 ‘성공은 운‘이란 말을 오역해선 안된다. 아마 본인들도 그 말의 허점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외부에서 유발한 동기는 가치도 효용도 없다. 내부에서 유발한 동기만이 나를 투과하지 않고 남는다. - P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