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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말들 - 인생에 질문이 찾아온 순간, 그림이 들려준 이야기
태지원 지음 / 클랩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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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원 작가님을 알게 된 건 브런치를 통해서였다. [유랑선생]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님은 매주 다양한 상황에서 경험하는 감정들을 그림을 통해 분석하는 글을 올린다. 그 글들이 전작인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에 이어 [그림의 말들]이라는 책으로 나왔다.

그림 보는 걸 좋아하는 독자지만 작가님이 그림을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분석하고 생각의 결론을 내리는 과정을 따라가면 '맞아! 나도 그랬어'라고 공감하게 된다. 그건 작가님이 사람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관찰하고 본인을 돌아보고 끊임없이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님은 책에서 본인이 성장환경에서 가난으로 인해 겪었던 불편함과 타인과 비교하며 느꼈던 열등감과 피해의식, 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타인에게 보여지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심리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올라오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다루어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당신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시회를 많이 다니지만 내게 말을 거는 마음을 출렁이게 하는 그림을 만나는 건 쉽게 주어지는 행운은 아니다. 나도 작가님처럼 그림 안에서 타인의 감정까지 헤아릴 수 있는 안목과 혜안이 열리도록 더 자세히 오래 들여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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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고 사랑하고
현요아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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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짐작하려 애써도 닿을 수 없는 고통이 있다. 가족을 잃는 일이다. 그런데 상실의 이유가 자살이라면 남은 가족들은 죄책감과 무력감에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 현요아 작가는 동생을 그렇게 잃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동생을 애도하고 부재를 슬퍼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어둠 속에 몸을 감추던 그녀는 그 고통을 기록하며 세상으로 걸어나왔다.

~~~~~~~

p 42

일차원 집단이라 불리는 가족 사이에서 소속감을 느끼며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짐이 되고 내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발을 잡는 무게로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단언한건대 나는 후자였다.


p 43

졸업할 무렵이 되자 동생은 스스로 세상을 등졌고 엄마는 차를 폐차시켜야 할 만큼 커다란 교통사고를 당했다. 막내는 죽음을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으며 아빠는 자신이 저지른 가정 폭력을 시인하다 부인하기를 반복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는 대인기피증 진단을 받았다.


p 100

내 아픔만 유독 색다르게 느껴질 때, 속으로 읖조린다. 찾아온 불행에 억지로 서사를 더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않을 것. 나는 태어날 때부터 운이 없는 사람이라 확신하지 않고 마주친 상황 하나에만 잠시 좌절할 것. 고통뿐인 하루를 지나가는 과정 속 중간중간 마주치는 행복을 인지할 것. 어제는 불행을 느꼈지만 오늘은 행복에 도취하는 모든 모습이 나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말 것. 타인이 겪는 아픔의 깊이가 내 것보다 얕으리라는 믿음을 버릴 것. 불행과 아픔, 슬픔이나 괴로움의 무게를 재지 않고 모두가 저마다의 고통을 안고 지낸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미룰 수 없이 찾아온 밤에 아파하다가도 다음 날 결국 삶 쪽으로 걸어가는 이들의 존재를 존경할 것. 


p 217

불안을 많이 느끼게 태어났다고 해서 불안이 올 때마다 나를 미워할 필요는 없다. 범불안 장애라는 간략한 진단이 나를 대표하는 특징은 아니니까. 나는 불안에 잠식된 사람이 아니라, 불안이라는 친구가 조금 더 많아서 얘기를 오래 들어 줘야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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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베란다 앞에 서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지속됐고 끔찍한 기억이 계속 올라왔고 호흡곤란에 시달리고 있었다. 등 뒤에서 딸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허리를 끌어안고 그러지 말라며 매달리는 딸을 끌어안고 같이 엉엉 울었다. 그 후 딸은 불면증이 생겼다. 새벽마다 안방 문을 열고 내가 침대에 누워있는 걸 확인한 후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가곤 했다. 자신이 잠든 사이에 엄마가 또 뛰어내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지금도 온전히 괜찮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분명한 건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와도 이제는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고 혼자 처리하며 그 우울감이 몸을 다 적시지 않도록 발목에서 찰랑거릴 때 빠져나온다. 자살에 실패한 후 내가 깨달은 건 나는 죽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이렇게) 살기 싫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의 예상과는 달리 생명은 소중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나도 아프고 당신도 아프지만 그래도 우리는 언젠가는 긴 여행을 떠나니 지금 이 순간 고통에 집어삼켜지지 말고 나를 방문하는 그 불행을 손님처럼 맞이하고 보내자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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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 방배동 고양이를 따라가다
단단 지음 / 마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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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주는 위로와 행복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따뜻하고 다정하고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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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이환희.이지은 지음 / 후마니타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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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곁에 있을거라 생각한 소중한 존재를 잃은 후에 느끼는 상실감을 담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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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 친족 성폭력 생존자들의 기록
장화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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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드러내기 힘든 상처를 드러낸 생존자 분들에게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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