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1919, 1949, 1989
백영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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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오늘날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세계 2대 강국? 공산당? 뭔가 억압적인 사회? 관광객?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1992년 한중 수교까지 꽤 오랜 시간 우리는 냉전체제 속에 중국과 단절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여전히 중국의 현대사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도 많다. 또 미소 냉전체제의 시각에서 이분법적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분단이 진행 중인 우리는 여전히 색깔론이 통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의 현대사를 볼 때 문화대혁명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 책의 관점은 새롭다. 191954운동,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1989년 텐안먼사건을 연결하여 중국의 현대사를 조명한 것도 새로운 시도이다. 특히 민의 자발적 결집과 자치의 관점에서 해석을 시도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저자는 민중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가 세 가지 사건에서 어떻게 발전되어 가고 있는지를 이 책 전체에서 조망하고 있는 듯하다. 이것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데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공산당이라고 하면 인민,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하여도 결국 소수의 지배층의 주도로 개혁이 이뤄진다는 의식이 우리의 머릿속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1989년 텐안먼사건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아래로부터의 정치 참여의 역사는 중국 현대사에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제시하고 있다. 이것이 중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했다.

 

또 인상적인 것은 한 부가 끝날 때마다 각 사건이 동아시아 다른 국가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것이다. 당시에 각 사건을 일본이나 한국이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 시대 속으로 독자가 들어가 함께 그 사건을 조망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으며 보다 객관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또 중국의 현대사라고 해도 동아시아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EU와 같이 국가를 넘어 지역 단위 공동체로 바라보는 관점이 점점 커지고 있고 동아시아도 그러하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현대사를 고찰함으로써 동아시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더 나아가 한국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맺어가야 할지에 대한 전망도 제시되어 좋았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 논문과 다른 전문가들의 논문을 엮어 구성되었다. 사료들도 상세히 제시되어 있으며 상당히 전문적인 글이다. 그래서 읽기 쉽지 않았고 정말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번의 독서로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동아시아에 대해 앞으로 더 공부해 나갈 때 좋은 나침반이 될 것 같다. 오랜 연구로 좋은 가르침을 주신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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