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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하고도 안 나눌 거야 ㅣ 정원 그림책
스티브 스몰 지음, 안지원 옮김 / 봄의정원 / 2025년 1월
평점 :

아무하고도 나누고 싶지 않은 것은
그 만큼 소중한 것이기도 하겠고,
뺏기지 않고 싶은 마음이기도 한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남들이 보면 뭘 그런 걸..그리 아끼나 했겠지만,
4남매 중 중간에 끼인 저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내 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어요.
엄마는 나눠주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셨는데,
전 그게 그렇게 싫었어요.
우리가 잘사는 것도 아닌데, 우리 먹을 것도 없는데 뭘 그리 나눠주는 지...
근데 제가 그 때의 엄마보다 더 나이먹고 보니,
그게 맞았다는 생각이 들고,
어느덧 저도 그런 삶을 살고 있더라구요. ^^;;;;
책으로 돌아와서,
캄캄한 숲속에서 순무를 키우며 살아가는 커다란 토끼가 있습니다.
순무 세 개를 꽈악 움켜안고 서있는...표지에 있는 바로 그 토끼인데요~
캄캄한 숲속이라고 했으니...엄청 깊고 깊은 산속인 모양입니다.
토끼는 원래 무리지어 살며, 사회성이 뛰어나 다른 동물과도 잘지낸다고 알려져있는데
그 깊고 깊은 산속에서 당근보다 선호하는 순무를 기르며
혼자 살고 있는 토끼라니~
혼자 사는 데에는 자신의 것 (순무)을 나누고 싶지 않은,
뺏기고 싶지 않은 마음이 너무 커서인 것 같아요.
나누면 내 것이 줄어들고 내가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것
어쩌면 당연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날
맞은 편 숲으로 이사 온 작은 토끼가 커다란 토끼의 순무 밭을 지나게 되었어요.
이사 와서 당장 먹을 것이 부족했던 작은 토끼는 순무를 조금 나눠줄 수 있냐고 묻죠.

커다란 토끼~ 전혀 그럴 마음이 없는 데다,
서로 나눠먹는 다른 동물들도, 작은 토끼네의 행동 또한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해하지 못하여 오히려 계속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왜 자기 것을 나누지?
자신에게 나눠준 동물에게는 또 그럴 수 있다쳐도
전혀 나누지 않는 자기에게도 음식을 나누겠다고 초대를 하다니요~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 걷는데, 걷는데, 걷는데.....
똭!!!!!!
한 동물, 멧돼지와 마주치고 말았지 뭡니까.
커다란 토끼의 순무를 꿀꺽 먹고서도 멧돼지는 말합니다.
어디에선가 향극한 당근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라구요.

그 말을 들은 커다란 토끼는
기존의 행보와는 아주 달리 행동합니다.
자기 순무 밭으로 달려가 자루에 순무를 가득 담고,
멧돼지를 향해 달려가 작은 토끼의 당근밭에서 멀어지는 길에 하나씩 하나씩 놓았대요.
왜? 왜요?
이해도 안되는 작은 토끼의 당근 밭이 멧돼지에 의해 망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한걸까요?
그 후의 행보도 예전 커다란 토끼라면 도저히 하지 않았을 법한 것들 연속입니다.
작은 토끼로 인해
커다란 토끼가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지혜를 꺠달았으니, 지혜대로 행동해야겠다 싶었나봐요.
저는 꽤 시간이 지난 후에 엄마를 닮아갔지만,
커다란 토끼는 꽤 일찍 작은 토끼를 닮아가요.
커다란 토끼의 달라진 행보,
커다란 토끼가 꺠닫은 지혜
가 궁금하시면 꼭 책으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림체 넘 이쁘구요,
작가의 전작인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도 찾아보시면 좋겠어요.
함께, 더불어, 나눔...의 가치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픈 작가의
이 따뜻한 이야기 꼭 보세요~
#제이포럼에서 서평단에 뽑혀, 책 제공받았구요,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