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전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7
이소영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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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이 엄청 많은 책일 줄 알았는데, 흠...

글 없는 그림책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글이 얼마 없다.

이야기는 드라마 <도깨비> 마냥 "날이 참 좋은 오후입니다"로 시작한다.


날이 참 좋은 오후, 물가

배고프고, 졸린 갈매기들이 학익진 모양으로 다가 줄지어 있다.

물가 공원을 찾은 많은 사람들 중 아빠 손을 잡고 온 한 아이는

물가 오리들에게 빵조각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꼬마 갈매기 하나가 아이에게로 다가가고

아이는 꼬마 갈매기에게도 빵조각을 던져주는 데....

그 때부터 놀라운 일들이 펼쳐진다.


빵 한 조각을 둘러싼 갈매기들의 싸움.

물가 공원에 있던 사람들도 이젠 모두들 갈매기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꼬마 갈매기를 응원하기에 한마음이 된다.

"놓치마! 힘내! 네 거야! 파이팅!"

빵 조각 하나 때문에 꼬마 갈매기에게 조차 인정사정없이 달려드는 큰 갈매기들.

갈매기들의 신기한 행동에서 허걱한 상황까지 보게 되자,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저마다 여러 생각에 빠지게 된다.


   '겨우 빵 한 조각 때문에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너무 잔인하고 저건 아니지....

    불쌍한데 뭐 나눠줄게 없나?'


사람들은 갈매기들의 행동에 인간적인 윤리, 양심의 잣대를 들이대지만,

실상은 인간들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싶다.


모여있던 사람들이 십시일반 나눠준 빵조각 덕분에 배불린 갈매기들.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나 했는데...

큰 갈매기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꼬마 갈매기???

엥~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앞서 했던 모든 것이 사실은 갈매기들이 짜고 했던 행동이었다고?


여기까지 읽는 데, 너무 몰입했던 것일까??

갈매기들에게 배신감도 느껴지면서

갈매기들이 미워질려고까지 했다. 아~ 이 감정이 뭐지???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전개가 <갈매기전>을 마당놀이극처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마당놀이극이나 판소리는 관객도 알면서 펼쳐지는데,

이번 갈매기전은 관객인 사람들이 연극에 동참했음을 알지 못하는 데 차이가 있다.



싸움인 줄 알았는데 짜고한 연극같은 행동이었다고?

작가는 이 <갈매기전>을 카프리스 24번(니콜로 파가니니) 와 함께 감상해 보라면서

큐알코드까지 넣어두었기에,

다 읽어본 후, 음악을 틀어놓고 다시 한번 보았다.

"카프리스 24번"은 1개의 테마와 11개의 변주로 이뤄진 곡인데,

이 유쾌하고 변덕스러운 성격의 바이올린 소곡은

갈매기들의 박진감 넘치는 공중전과 너무 잘 어울린다.


https://youtu.be/xdTWABLty4k

이소영작가가 바랐던 것처럼 

세상의 슬프고, 아프고, 힘든 모든 것이

사실은 한편 놀이였다면 좋겠다. 


세상의 전쟁이 그치고, 반목과 질시가 멈추기를.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서평단 되고, 출판사로부터 책 제공받고, 읽었지만

넘나 재밌게 보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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