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그림꿈 Dear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2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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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그림책포럼 서평단에 뽑혀 책을 제공받았으나, 정말 솔직하게 쓰려고 애썼습니다^^


<풀벌레그림꿈, 서현, 사계절>


이 책은 바로 꿈 이야기이다.

제목부터 <풀벌레그림꿈>이라고 '꿈 이야기'임을 밝히고 시작한다.

그런데, 처음 제목을 봤을 때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하나?'

살짝 고심했다.


풀벌레그림 + 꿈인지.

풀벌레+그림+꿈인지.

'그림'이라는 이름의 풀벌레가 꾼 꿈인지.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띄워 쓰기 되어 있지 않은 제목이 '딱'이다 싶다.


이 책은 녹색실 샌드위치 노출 실제본이어서 완전펼침이 가능하다.

신사임당의 병풍 그림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셨으니,

병풍책이어도 좋았겠지만, 완전펼침이 가능하니 그런대로 좋다 싶다.



<눈물바다> <커졌다!> 같은 책을 썼다가 <호라이>같은 책을 쓰기도 하시고,

<호랭떡집> 같은 책을 썼다가 <풀벌레그림꿈> 같은 책을 쓰기도 하시고.

노란색을 좋아한다던 작가님의 마음이 이번엔 녹색(풀색)으로 옮겨간 모양이다.

<풀벌레그림꿈> 표지는

몽환적 풀색 바탕에 뚫린 동그라미 속으로

차를 마시고 있는 풀벌레가 보인다.


앗! 풀벌레랑 눈이 마주쳤는데...!!!!!


'흠..좀 귀여운 걸~ 풀벌레가 차를 마신다라~~~'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첫장을 넘기면...신사임당의 초충도 그림이 나오고,

    풀벌레 소리와 함께 그 그림의 풀잎이 점점 클로즈업 되더니...

    추사의 세한도 속 집을 닮은 자그마한 집 한 채

    또 그 집 안으로 들어가 탁자가 보이는...

    맞다. 표지의 그 풀벌레가 차를 마시던 그 탁자.



    이야기는 우아하게 차를 마시던 풀벌레가

    잠을 자다가 사람이 되는 꿈을 꾸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헉...풀벌레가 사람이 되는 꿈을?

    근데, 사람이 된 풀벌레는 어쩐지 작가님을 닮은 듯도 하다.^^



    이어지는 신사임당의 초충도 속 풍경들..

    그 속의 풀벌레.

    풀벌레가 꿈을 꾸지 않을 때도 배경은 몽환적 분위기로 흘러간다.



    그림 속 세상에 사는 풀벌레와 동물들...

    그저 그런 환상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곧이어 영화 <어스>급 반전이 펼쳐진다.

    꿈에서 사람이 된 풀벌레가 풀벌레인 자신과 눈이 딱 마주치는.




    '어, 나다!'

    으으으으으 을매나 놀랐을꼬.

    사람이 된 풀벌레가 풀벌레인 자신과 마주친 이후에 어찌되었는지

    궁금한 가? 그렇다면 꼭 책으로 확인해보시라~

    후회하지는 않을 스토리 전개가 펼쳐지니^^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꿈>이라는 영화가 있다.

    88세로 작고한 감독이 작고하기 8년 전인 1990년 80세 때 만든 영화인데,

    이 책을 곱씹어 읽으면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나는 이런 꿈을 꾸었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하여 몇 편의 꿈이야기를 들려준다.


    꿈을 잘 꾸진 않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꿈을 꾸었을 때는 다른이에게 꿈 이야기를 해줄 때가 있다.

    근데, 내가 꾼 꿈인데도...참~ 설명해주기도 어렵고,

    설명을 하면서도 '아~ 그게 아닌데..' 싶고

    내가 설명을 못하는 건지,

    꿈이란 게 원래 설명이 어렵고 그런건지...

    참참참이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는


    <풀벌레그림꿈>에 꿈 이야기도 어쩜 꿈을 이리도 잘 표현했을까 싶은 책이다.

    그리고 영화적 전개가 느껴지도록 그리셨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살아계셔서 이 책을 보신다면,

    영화로 만들고 싶어하지 않으셨을까 ㅎㅎ


    내 꿈도 이렇게 잘 표현되면 좋겠다.

    그러려면 우선 꿈부터 꾸어야 하니

    오늘 밤은 꿈을 꾸고 싶다.

    뭐라도.

    기억에 남는 꿈을.


    내일 아침 남편에게 제일 먼저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 꿈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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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책을 보면서 '초충도'와 '세한도'를 어떻게 연결하게 되신 걸까??? 싶어

    찾아보니 둘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이었다.

    아하~ 그래서 박물관 장면이 나오는 구나.

    작가님은 다 계획이 있으셨구나. ㅎㅎ

    우매한 나는 꼭 이렇게 뒷북을 친다.


    또 하나,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자꾸 풀잎을 들여다보게 되는 후유증을 겪을 수 있음을 주의해야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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