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아닌 것으로 두려워하고, 경계하고, 배척하는 심리는
분리된 화면 구성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사람들의 그림자가 마치 손가락질하는 손 모양같다 ㅜㅜ
악어는 이렇다는~ 사람들이 정해놓은 모습!
악어가방, 구두, 옷이랄지 동물원 철장 속의 악어만을 바라는...
악어가 자신들의 통제 아래 있기를 바라는 모습들.
도시에서 살아가고 싶으니, 또 살아가고 있으니
그들이 원한다면...
그들의 원하는 대로 맞춰볼까도 악어는 생각한다.
거칠한 피부도 관리받고, 이빨을 뭉툭하게 갈고, 꼬리를 자를 까도 생각했다. 다른 건 다 한다해도, 꼬리 자르는 것만은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좌절이 된 악어는 자신이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걸까 고민에 빠진다.
예전의 모습, 잊은 지 오래되었기에
물 속에서 사는 자신의 모습은 상상이 안되고, 무섭기만 하다.
그런 고민만 하다 실수처럼, 사고처럼 물에 빠지게 되는 데
물 속에 온전히 들어가고 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자신이 '악어'라는 걸!
물에서 살 수 있는 악어.
오히려 물에 살아야하는 악어임을.
물 속에서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 깨달은 악어의 눈은
자신이 누군지 왜 여기 이러고 있을까 회의감에 빠져 도시를 쳐다보던 첫장면의 악어 눈과는 완전 다른 눈이다.
'나는 악어야'하는 대사도 처음과 맨 나중은 확연히 다르다.
<도시악어> 속 악어는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일 수도 있고,
이민사회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모습일 수도 있고
다수자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소수자'의 모습일 수도 있고
(다수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을 수 있겠다...)
세상에서 살아가는 '크리스챤'의 모습일 수도 있고,
.....
여러 상황에서 감정이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악어를 통해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깨닫기를 바라고 있으며,
우리가 어떤 눈을 하고서 세상을 보고,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도 여러번 곱씹어 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