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이 사는 궁궐
무돌 지음 / 노란돼지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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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제이포럼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었고, 노란돼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정성을 다해 썼습니다. ※



<괴물들이 사는 궁궐>, 글 /그림 무돌, 노란돼지, 2021.


호~ 궁궐에 괴물들이 산다고?! 괴물 이야기 좋아하는 아이들은 엄청 좋아하겠는데~

제목을 보고서 든 첫번 째 생각입니다.

표지를 펼쳐봤는데, 대충 어떤 괴물들이 나올 지 상상이 되시나요?

일단, 표지(앞면, 뒷면, 책등까지) 에서 해치 나와주시고,

네 방위를 지켜주는 주작, 백호, 청룡, 현무 보이고, 봉황의 모습과 지붕위에 많은 잡동사니들이 보입니다. 아차차~~~청룡 옆에 있어 스쳐지날 뻔 했지만, 그냥 용(초록)도 보입니다.


앞 면지를 보니, 흠...이건 경회루 연못의 풍경 같군요. 

어떻게 아냐구요? 속고만 사신 건 아니시죠?

나중에 경회루 부분 나오면 확인해보시길~ ㅎㅎ


궁궐을 살펴보는 여러 키워드가 있습니다.

건물일 수도 있고, 인물일 수도 있고, 나무일 수도 있고...

이 책에서는 궁궐 안에 있는 여러 괴물들을 키워드로 해서 살펴보는 책입니다. 흥미가 막막 생기시지 않나요?^^


"옛날 옛적,

괴상한 모습에 신기한 재주를 가진 괴물들이 있었어."

로 이야기가 시작되나봅니다. 궁 담벼락과 광화문이 똭~!!!


그 다음 페이지를 넘기니, 어둠 속에 괴물들이 보일락 말락... '괴물들이 사는 궁궐' 제목이 한번 더 나와줍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은...

"사람들은 백악산 아래 멋진 궁궐을 짓고 훌륭한 괴물들을 초대했대.

소식을 들은 두억시니라는 괴물도 궁궐에 가고 싶었지만 못된 짓만 해 대니 초대를 받지 못했지."



잠깐!!!! 두억시니라는 괴물 들어보셨어요? 저요? 

전 첨 들어봐요. 그럼 한번 알아봐야겠지요~


/두억시니는 우리나라의 전통 귀신으로 지금은 도깨비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상당히 강하면서도 독특한 수호신의 성격을 띈 귀신이다.  '두억시니'의 뜻은 두억이 귀신이라는 뜻으로, 설총(원효대사의 아들)이 저술한 <설총요집>에 나온 두억이설화에서 그 뜻을 알 수 있다.

두억이 설화 : /두억에게는 딸이 둘 있었는데, 큰 딸이 악귀에게 죽은 뒤 복수를 위해 쇠 몽둥이를 들고 다니며 악귀들을 물리쳤다. 하지만 악귀들과의 싸움에서 두억이도 큰 부상을 입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 뒤 온몸에 피 칠갑을 한 험상궂은 귀신이 출몰했는데 스스로 자신을 두억이 귀신이라고 하며 악귀들을 잡아먹었다. /


/사람들은 살아생전에도 악귀들을 죽이더니, 죽어서 귀신이 되어도 악귀들을 잡는다고 칭송하면서 수호신으로 모셨다고 전해진다. 두억시니는 귀신이긴 하지만 부정한 존재를 잡아먹는 정화의 힘을 가진 특이한 존재이다. 이 두억시니는 고려 때 숭불 정책으로 불교의 야차와 동일시 되었고, 조선에서는 귀신에 대한 신앙을 허용하지 않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잡귀같은 존재로 와전되었다. 그 영향으로 모질고 사악한 귀신의 하나로 불리며 오늘까지 전해온다./ 

출처 : 루리웹 괴담이야기 백택님를 비롯한 여러 네이버 블로그들.


흠...블로그 글들을 살펴보니, 무돌 작가님께서 책에 나오는 두억시니를...

두억이 신화에서 모습을 따오고, 성격은 모질고 사악한 잡귀로 설정하신 듯 합니다. (제 추측으로요)


근데...이 장면,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네요.

샤를 페로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생각나시나요?


/어느 왕궁에 사랑스런 공주님이 태어나고, 왕과 왕비님은 공주의 세례식에 요정들을 초대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요정이 가져다준다고 믿었거든요. 해서, 공주님께 좋은 일을 가져다 주십사하는 의미에서

7명의 요정을 초대하게 된 거죠. 그런데, 초대받지 못한 늙은 요정 1명이 찾아와 심술을 부립니다.

50년쯤 전부터 탑에 틀어박혀 두문불출하고 있어서 죽었거나 마법에 걸렸다고 생각했던 그 늙은 요정은 초대받지 못했다고

화가 나서 공주에게 저주를 퍼붓습니다. 물레에 찔러 죽게 될거라구요.

초대받은 막내 요정에 의해 죽음의 저주는 100년간 잠자는 걸로 바뀌게 되고, 왕자가 와서 잠을 깨우게 될 것이라고 하지요./


저는 초대받지 못해 화를 내고, 저주를 퍼붓는 늙은 요정이 이 책의 두억시니랑 많이 비슷하다 싶네요.


책을 서평 쓰느라 여러 번 보다보니, 두억시니에게 애정이 막막 가면서,

변질된 두억시니 말고, 원래의 두억이 설화에 나오는 상서로운 괴물로 설정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훌륭한 괴물들 초대받을 때 두억시니도 초대를 받았을 것이고,

임진왜란이나 나쁜 녀석들이 쳐들어왔을 때, 용감히 싸우지 않았을까...두억시니도 궁궐에 있었다면, 경복궁이 그리 험한 세월을 보내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에니메이션을 전공한 무돌 작가님은 어둑시니, 꿈벌레, 불귀신을 그리는 데 자신의 전공을 십분 활용하신 듯 보입니다 ^^

사람을 놀래키고, 나쁜 꿈을 보게 하고, 불을 지르는 모습을 아주 재밌게 표현하셨어요.

무돌 작가님 그림이 재밌기도 하고 만화같아서 저도 살짝 따라 그려봤는데, 허걱~ 직접 그려보니 쉽지 않아 작가님의 노고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궁궐에 있는 괴물들이 단순히 무시무시하게 그려지기 보다는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은 궁궐의 석상들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했던 옛 장인들의 그것과 통하는 작업인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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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하다가 정작 책 내용을 놓칠까 싶어... 먼저 대강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렇습니다.


궁궐에 초대받지 못한 두억시니는 심술이 잔뜩 나서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못을 들고, 어둑시니와 꿈벌레, 불귀신과 함께 궁궐로 향합니다. 궁궐을 망쳐버릴 속셈으로요.


두억시니와 어둑시니, 꿈벌레, 불귀신이 궁궐에서 첫번 째 당도한 곳은 광화문입니다. 거기엔 정의로운 괴물 해치가 버티고 있어요.

표지에서 봤던 목에 방울 달고 있는 파란 괴물이 바로 해치입니다.

두번 째는 영제교에요. 이곳에서는 천록을 만나죠.

세번 째는 근정전 앞 마당이랑 월대에요. 사자 가족을 만나요.

이곳에서 기고만장하여 몸짓이 커지던 어둑시니가 특히 혼쭐이 나네요.

네번 째는 꽃담이 예쁜 곳, 굴뚝이 예술인 곳...자경전으로 갔나 봅니다.

자경전에서는 불가사리가 나타나 꿈벌레와 불귀신을 해치우고, 두억시니의 쇠붙이 공격에도 끄덕없네요.

간신히 불가사리의 불길을 피해 달아난 두억시니는 드넓은 연못과 경회루에 다다랐어요. 혼자 남으니 커다란 궁궐이 좀 두려워졌다네요~

근정전에 준비해간 못을 박고는 돌아가야겠다는 두억시니의 말을 들은

경회루 위의 잡상들이 콧웃음을 칩니다. 근정전의 사방신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가만있지 않을 거라면서요.

잡상들의 말을 들은 두억시니는 겁이 났지만, 한편으로 잡상들에게 화도 났대요.

사실 놀림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그럴 것 같아서 두억시니의 행동이 이해되기도 해요.

암튼 근정전에 못을 못박는다면 잡상들이라도 혼내주려고 하지요.

이때, 물보라를 일으키며 이 나타납니다. 우와~~~ 역~~~시 !!!!!

괴물들 중에 으뜸은 용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네요.

용이 나타나서 두억시니를 혼내주었을까요?

두억시니는 어찌 되었을지 궁금하시면 꼭 책을 보시길 바래요~^^


책말미에서는 괴물들에 대한 설명도 나오고,

책에서 나온 경복궁 궁궐에 사는 괴물들을 어디가면 볼 수 있는 지 친절하게 그림으로 설명해주고 계시니~ 아이들과 이 책 들고, 경복궁 가서 두억시니가 다녔던 길로  함께 걸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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