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
홍성담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보통 꿈이라고 할 때는 수면상태 중에 나타나는 잠재의식과 무의식의 발현으로

생사와 마찬가지로 보고 듣는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책의 양식은 꿈을 꾸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서 스스로 꿈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20년 넘게 지속해 왔던 화가 특유의 양식을 띈 문학으로 느껴진다.

 

홍성담식 만의 전위의 양식으로 소설도 수필도 아닌, 환상적 리얼리즘의 독특한 기법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이 담긴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현실 속에서 겪은 참담한 격동의 시간들을 무의식의 꿈과 판타지적으로

하나로 이어져 표현되고 있어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중심에는 2014 4 16일 세월호가 침몰하는 참담한 사건을 다루며

사라진 일곱 시간의 보고서..’ 의 진실에 대한 의문과

세월호 희생자들이 죽음의 이유를 몰라서..

자기 죽음의 정당성을 받아들이지 못한 (죽었어도 죽지 못한 존재들을 위해)

구천을 헤매는 영혼들을 위한 씻김굿의 표현인 듯도 하다.

 

청계천 물 속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하얀 사람들(세월호 희생자들 304)..

처녀 귀신 천무생, 700년 전 원통하게 죽은 백정, 정조 대왕 호위대장 박대수,

장희빈의 호위무사 나청 등등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며 구차한 삶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책 속에서 그들에게 죽음을 이해시켜 저승으로 보내주려는 꿈을 보여주고 있다.

 

즉 시대가 겪은 아픔과 한을 풀기 위해 작가는 문학을 통해

고도의 상징들과 특유의 과장과 비꼬는 언사, 강렬한 풍자 등으로 쓰여져

기존 문학 양식의 관습과는 다른 마술적 리얼리즘, 전통적 문화 샤머니즘이 느껴진다.

 

죽으면 바로 저승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원과 한이 풀려야

저승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업장이 풀리지 않으면 구천을 맴돌아야 하는 존재들에게 한을 풀어주려 한다.

 

그런 그들에게 작가는 무의식의 한 발현인 난장을 통해

이승에서 자연사가 아닌 죽음을 야기하는 세력(검은손들)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원통한 죽음의 이유나 알고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도록

목적을 이루며 신명 나게 한바탕 난장의 굿판의 모습을 취하며

특히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씻김굿으로 와닿게 한다.

 

 

책 마지막 홍성담론에서 실제 작가님 자신이 5.18 당시 물고문을 비롯 안기부 25일 조사 고문,

3년간의 투옥의 기간에 쌓인 그의 무의식의 한 종단인 죽음을 경험한 깨달음을 통해

<난장>은 세월 호를 비롯한 참담한 사건들에 대해 잠든 시민들을 깨우기 위한 굿판이자

각성을 위한.. 망각이 아닌 시민들의 시대정신의 각성의 자세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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