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처음 책 제목을 접하면서..

대부분 모두들 어느 곳이던, 어느 분야건 ' 열심히~!' 를 부르짖고 그렇게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시 하는 현시대에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라니..?! 이런 이율배반적? 표현에

괜시리 미소가 번지며 그 단어 속에는 뭔가 숨어있는 심오한 뜻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다!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작가의 인간적인 면과 유쾌함에 미소도 짓게 되면서

더불어 깊은 인성과 인생에 대한 생각들이 이책의 특징인 듯 싶다.

 

작가는 이수필집에서 자신의 살아온 삶의 추억들과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고 허심탄회하게 소곤소곤' 들려주듯 담아내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실타래를 풀듯 솔직 담백한 소소한 일상 속 이야기에는

제목이 주는 <?!!> 느낌이 드는 것처럼 단락 하나 하나에는

깊은 인간미로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인생에 대한 통찰력과 삶의 철학을 느끼게 한다.

 

 

*우선 책 제목과 연관이 높은 부분을 보면 <부지런하고 성실한 인류여...> 단락으로

현세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자신이 생각한 잣대를 정해놓고

자신을 재가면서, 철두철미하게 자신 스스로를 관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결국 그렇게 스스로 자기관리에 철저하게 살다가, 지칠대로 지쳐 기진맥진해서

죽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꼬집는 작가...

즉 영차영차 부지런하게 살아야만 하는..  어찌보면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을 큰 덕목인양..

생각하며 사는 문화 국가의 인간들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었다.

 

 

*<친절> 이란 명분이 때로는..

남에게 함부로 불쌍하다는 말은 하면서정작 자기 자신은 불쌍하다는 말 듣기 싫은 심리,,,

사람이란 남의 불행을 보고 자신의 행복을 확인하고 싶은 가봐.. 자기보다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안심하게 되는 마음에 대해..

 

이타심이기심’ .. 이타심이 없는 것보다 있는 편이 좋다.. 그러나 이타심 만으로는 불편하다.. 는 논리..

그러기에 자신은 그런 취급 당하기 싫으면서도 남에게 행하는 섣부른 동정, 친절의 말을 내뱉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케 한다.

 

 

*<세상은 모두 궁합이다..>라는 논리도 공감되는

인생은 어떻게 갈수록 학교공부도, 책도 아닌궁합이라는 결론에 안착하고 마는 것에 대해..

살게 되면서 방문 했던 나라도.. 장소도.. 만나게 되는 사람도.. 음식도.. 사랑도..

모두 첫 만남부터 나의 마음이 잘 맞는가 하는,,,

즉 어찌보면 그렇게 모든 게 나와 잘 맞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인생과의 궁합들이 인생인 듯,,,하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본질에 대해..

개와 고양이를 키우며 애완동물로 만들 생각은 없다는 논리... 그저 개는 개로, 고양이는 고양이로 기른다는 

(지나친 애완 치장의 거부감.. 동물의 거세에 대해 측은함을 느끼는 글에선

일면 ‘과연 그런 게 누구를 위한 것인가..’ 도 생각케 하는..)

 

그러기에 그 어떤 족보도 중요치 않고 잡종견도 상관치 않으며..다른 집의 개와 절대 바꿀 수 없다고..

..? 가족이니까!!! 라고 말하는 작가

진정 동물에 대한 깊은 속내와 진심어린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슈욱 사라진다..> 무욕의 마음에 대해..

작가는 일상의 면면에서 인간적인 면 중에는

드라마 속에 빠지고 드라마에 나오는 여러 종류의 남자들을 연구하기도 하는..ㅎㅎ

소일거리로 자기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해보며 죽음과 이별에 대해 상상을 해본다니..ㅎㅎ

 

그러면서 (아들이 다 큰 후) 중년에 평생하고 싶은 것 중

SF소설 또는 죽이고 싶은 사람을 차례차례 산산조각 내주고 살인물을 쓰고 싶다고.. ㅎㅎ

그리고 노인이 되면 주위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지 않게 배려심 없는 할매가 되겠다니...ㅎㅎ

이런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상상 꿈이라니.. ㅎㅎ

 

 

그것만이 아닌 노망이 들면 그런 계획들도 물거품 유효하지 않을 테니..

물욕을 갖지 않겠다고 유념한다.. 즉 죽은 후 처리하기에 성가시지 않도록..

돈이든, 일용품이든, 작은 종이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슈욱 땅속으로 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죽음에 대한 반전 철학.. 이랄까.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듯 자기 자신의 장례식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작가의 일상 생각에

그 내면에는 욕심에 굴복하지 않고 욕심을 극복하고 살겠다는

무욕즉강의 삶의 정신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듯 책의 전반적인 이야기들은 유쾌하고 허심탄회하게 소소한 일상 속 수다느낌으로 풀어냈지만 

그 속에 삶에 대한 내공과 가치관이 내재되어 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욕, 허세 등을 낯 간지러워하며 그 내면에는 진짜 본질에 대한 중요함과

자기 삶의 주체의식에 대한 철학들이 깃들여져 있는 느낌이다.

 

 

이러한 가치관의 작가는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에게 훈시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품위' 라고...

 

요즘 이런저런 소식들을 접해서일까.. 특히 작가의 이야기 속의 한 단어.. '품위'라는 키워드

사실 평소 품위라는 것을 조금은 거창한 듯 생각했었는데,

이책을 읽고 ‘사노 요코가 말한  품위’의 의미에 대해 새삼 되새겨 보게 된다.

 

그러니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간으로서 소중하게 최소한 지켜야 하는 것(커트라인?)

자존감과 '품위' 는 아닐지...

 

이 책을 읽고 난 후 '무욕즉강'의 마음가짐과 '품위'있는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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