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뛰어넘기
로맹 모네리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상어 뛰어넘기>

 

 

내가 드라마를 너무 봤던 탓일까..?  애절한 가사의 노래를 너무들었던 건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만큼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불가의 느낌이 드는 부분이 많았다.

즉 이 세상 영화나 드라마, 노래 가사 등에 담긴 남녀관계의 진정한 사랑은 일부분 다 가상이겠지만,

그래도 진심이 담긴 삶의 모습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거 아니었던가..?

그런데 현재 현실세계의 남녀 커플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그 어이없음에 처음부터 실소를 금치 못하면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내가

혹여 시대착오적 사고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심이 들기도 하였다.

그건 책 속의 남녀가 그저 다른 나라의 남녀관계라고만 치부하기에는 글로벌한 현시대에 .. .

또한 SNS, 블로그, 페이스북, 등 인터넷 문화가 발달한 우리 사회도 제외시키기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게 심란함을 느끼게 한 커플의 전말은 이렇다.

 

정말 그야말로 아연실색할 정도로 자기 나르시즘 혹은 허세에 빠진 한 남자 지기와

외모는 별 볼 일 없어 주목받지 못하여 남자에게 외면당하던 여자 멜린은

인터넷 만남 사이트에서 메일을 주고받다 만남을 갖게 된다.

 

남녀관계는 어찌보면 가치관이 같은 사람들이 끼리끼리 만나는 것인지

어찌됐든 두 커플은 서로 양해할 수 있는 조건 부분이 합의되어 만남을 지속한다.

즉 지기는 자기의 일상생활에 전혀 방해받지 않길 바라는 합의 조항을 작성하고

멜린은 그런 지기를 나쁜남자 캐릭터의 매력쯤으로 수긍하며

정신적인 교감이나 진정한 사랑의 감정은 배제된 체 그저 육체적 욕구를 해결하는 상대로서

전락한 관계를 1년 이상 지속하게 된다.

 

그러던 중 멜린은 지기와의 인간적인 소통이 결여된 관계에 회의를 느끼게 되고..

회사 동료인 연애 고수인 노에미의 조언에 따라 멜린 또 다른 남자 파브리스와 관계를 유도하여 삼각관계를 연출하게 된다.

즉 요즘 말로 지기와의 관계에서 밀당에서 승리한 멜른은 주도권을 쥐게 되었고,

이로 인해 남자 둘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는 절대 권력을 누리게 되는데..

그런데 너무 쉬우면 바라지 않는 게 사람의 마음이던가..

전세가 바뀌게 된 상황에서 예전과 달리 지기의 지나친 배려 집착 질투심이 오히려 구속으로 느껴지고

매력이 상실되어 옛날 지기의 모습을 그리워하게 되는 아이러니..

그런 지기와의 관계가 무료해진 멜른은 공백 기간 없이 쾌락을 즐기겠다는 <메나주 아 트루아>라는

특례 조항을 실천하기까지 한다.

놀라운 것은 이런 조항에 큰 저항 없이 따르는 지기와 파브리스 남자들의 모습이라니..;;

 

즉 두 남자는 혹시 균형이 깨질까 봐  두려운 마음에 두 남자를 만나는 일을 비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것도 자신들의 커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묘안으로 둘이 아닌 셋이라니

멜린이 모든 행동의 목적이자 중심이 된 두 남자가 기꺼이 인정하는 삼각관계라니..

이 커플들의 우스꽝스러운 관계를 대체 어디까지 이해를 해주어야 하는건지..?

이쯤에서 왜 이렇게까지 남자들이 <메나주 아 트루아> 관계를 당연시 인정하게 만든 배경은 무엇일까..?

책 내용 중 내가 요즘 세태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하게 되어 흥미로웠던 설명 부분은

요즘 남자들은 디지털 혁신으로 인해 이른바 포르노스트리밍 시대의 도래로 언제든 원하는 것을

실컷 볼 수 있게 되면서 사냥꾼의 본능을 잃어버리고 여자를 정복하는 데에 목말라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지면서 변태 성욕자가 되고 만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즉 늘 모니터 뒤에서 자신의 취향에 들어맞는 태그를 찾는 일에 열을 올리게 되면서

애정생활에도 여자를 만나는 일에도 타산적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세상이 자기한테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읽어 낼 수 없게 되면서

남녀가 벌여온 유혹 게임에도 어느 순간 여자 쪽에 완전히 주도권을 잃게 되는 현상이 될 수밖에..

암튼 멜른은 결국 세상의 틀에 맞춰 한 남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언니의 조언에 따라 인생을 맡길 남자를 선택하기 위한 가상 테스트에 제안하면서

그 결과 도망친 지기에게 후회도 미련도 없이 마음을 접고 파브리스와 인생을 함께 한다.

 

어느 날 세월이 흘러 현실적이지만 따뜻한 사람이지 못한 지기의 말로는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 없이 생을 살아가고 있고

한때 젊은 날 사랑했던 남자 그 모습을 본 멜린은 불쾌감에 외면하고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 황당무계하기까지 한 커플의 이야기를 보면서 멜른도 불쾌하지만 끝내 자신의 삶(행동, 생각, 가치관)을 되돌아보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전혀 자각조차 못하는 지기라는 철없는 인물을 통해 개운치 않은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어쩌다 이성 간의 만남이 이렇게 효율과 수익을 따지며 최대 이윤을 생각하는

작은 회사가 되고 만 걸까..?

그렇다면 대체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걸까?

경제학자와 사화학자의 대답은 사람들은 행복보다 안락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그렇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언젠가부터 행복보다는 그저 안락함을 추구하게 됨으로써

어떤 것이 진정한 삶의 과정이고 남녀관계의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깨닫지도 모른 채..

서로 아무런 구속 없이 잠만 자는 파트타임 러버같은 관계를 원하는 남녀를 가리키는 말이 넘쳐나면서

커플 생활이 이른바 계약직이 되고 만 것 같은 사회 현상들..

 

이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사람의 자리를 무언가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변모해가고 합리화하며 살아가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와 함께

작가도 이러한 이성관계의 변화에 대해 지금의 현 세대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