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노자 - 자연과 더불어 세계와 소통하다, 완역결정판
노자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4월

<노자>



무위(無爲), 무욕(無慾), 무명(無名)..

모든 인위를 부정하고 상대적인 가치 평가를 무시하는 도가사상
표면적으로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로 표현되는 듯한 도가사상은 ‘아무것도 없는 무의 강조’와 자연의 사상으로 발전된
그 깊고 심오한 본체를 나의 얊은 소견으로 어떻게 소감문으로 풀어내야 하는지 막연하기도 하다.


우선 ‘노자’ 책의 앞부분은 노자라는 인물과 노자사상의 기원과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노자를 비롯 노자사상의 기원과 체계에 대해서는 저자나 저작 시기가 불확실하고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중요한 것은 진정한 고전으로서의 ‘노자’의 가치는 조금도 손상될 수 없음을 피력하고 있다.


즉 '노자'는 한문화가 시작되는 태고적부터 파란많은 역사를 통하여 중국민족이 길러 온 예지의 결정이며,
이후 2천 수백년의 역사를 통하여 중국민족을 위시하여 그 문화의 영향을 받은 동양 민족들의 마음 속에 살아서 발전해 온
인간 생존의 지혜이기 때문으로 설명되어 있다. 


 

노자는
절대적인 원리로서 무와 자연의 사상을 강조하고 있고, 모든면에서 무위, 무욕, 무명의 원리로
모든 인위적임을 부정하고 상대적인 가치 평가를 무시하는 사상임을 볼 때,
어찌보면 현대의 벌어지는 상황(상식)과는 모든 면에서 상이한 면(판단)을 가지고 있는 듯 보여지기도 한다.


쉬운 예로 현세는 속칭 무한경쟁과 ‘자기 PR시대’로 ‘존재감’을 표출해 내지 않으면
어느 방면에서든 선택되기 어려워 보이고 시대상황에서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인위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부정하는 노자의 사상이 잘 부합이 안 되는 듯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자가 말했듯이 이 노자의 사상이 현대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이유는 무얼까..?



사실 이책을 읽기 전에는 노자사상이 동양사상을 대표하는 사상으로 심오하고 위대한 도가사상임은 알고 있었으나
그러한 사상을 현세에서 실천하기는 어렵고, 현실을 초월한 삶을 선택한 도인(성인)들에게 적합한 사상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노자 속에는 현대 사람들에게 순수한 인생론과 현명한 정치론과 함께 지헤로운 병법(처세술)등이
다양하게 해당이 되고 수용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흔하게 표출되는 사람의 감정을 크게 나누어보면
누군가는 ‘행복해서 죽겠다?’(좋다)고 하고 누군가는 ‘불행해서 죽겠다?’(나쁘다)고 하는 것을 접하게 되는데,
노자의 사상으로 보면 그 모든 판단과 행동이 다 소용없는 일처럼 보인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상대적인 평가에 자기의 능력이나 처지, 공로를 밖으로 드러내어 자랑하고 공치사함으로써
한편으로 그렇지 못한 어떤이 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 내지는 빈곤감을 주기도 하고
혹은 남들의 시기와 질투를 살 우려가 많으니 결과적으로 좋은 일은 못 되는 것을 보기도 한다.

자기가 뽐내는 행복한 처지, 공적 등을 드러내어 자랑한 만큼 그 공로가 삭감되는 경우가 많으니
노자는 자기의 지혜나 능력은 속으로 감추고 드러내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겸손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 처세술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스스로 공로를 이룩하고도 그것을 자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로가 떠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저 자연스럽게 자기 할 일만을 했을 뿐... 자신을 드러낼 사사로움 전혀 없는 무위없는 행동이 오히려 빛을 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행복,좋음, 훌륭함에도 항상 겸손과 정중동의 행동을 고려해야 할 듯하다.



불행하다고 느껴 절망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정해놓은 기대치와 남들의 평가 등 상대적인 가치의 틀을 정해놓고
그 결과에 욕심과 집착이 있었기 때문에 불행한 마음이 초래된 된 것일이 아닐까..

세상 사람들의 평가는 모두가 상대적인 것에 불과함에도 그 상대적인 평가에 얽매이는 것이 불행의 근원이 되게 하는 것이니
그런 상대적인 가치 평가를 초월하여 ‘무위’한 마음으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즉 그 모든 판단이 사람들의 상대적이고 일시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불행에 빠지게 되고, 사회적으로는 혼란과 분쟁이 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 일부러 애쓰는 일이 없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생각해보면 노자의 정신은 일상생활에서도 경험하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생활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마음속으로 되뇌었던 것이 ‘마음을 비우자’ 라는 약간은 체념?한 마음과
생각으로 다짐을 한 후에 행동을 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더 좋은 결과를 낫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떠한 일을 행함에 있어 결과에 연연하여 욕심과 집착으로 애쓰기 보다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저절로 우러나서 행하는 일(행동)은 결과에 상관없이 얼마나 즐거움을 주고 좋은 결과를 주는지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비워내고 자연스런 마음이 바로 노자의 사상과 연관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면에서 노자의 사상은 어찌 보면 우리의 생활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세를 살아가는 여정에 편안함과 지혜를 주는 필요한 사상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계속 채워 넣어야 만족하는 강박관념 속에서 벗어나 무상의 마음이 되어야 다시 채울 수 있는 원동력과 힘을 얻게 되고
자연의 마음이 되어야 즐겁게 행동할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는 노자의 사상은
그래서 최근 현대인에게 더욱 필요한 사상이 아닐까..


복잡다단한 현세를 살면서 아마도 노자의 사상과 역행하여 유위(有爲), 유욕(有慾), 유명(有名).. 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취할 때가 많고,
자의든 타의든 인위적이거나 상대적인 가치 평가로 인하여 멀미가 나듯 마음이 어지러울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럴 때 이 <노자> 책을 곁에 두고 되새겨 읽어보면 좋은 도서로 추천하고 싶다.


마음을 비우고, 일부러 애쓰는 일이 없이 자연에 순응하며..
자신의 행적을 인위적으로 드러내거나 내세우지 말고 겸손함을 취해야 하며.. 소박한 본바탕을 추구하는..
노자의 사상을 가슴깊이 들여다보며 지혜를 얻는다면,
아마도 우리의 삶의 모습이 인위적으로 힘겹게 애쓰며 ‘살아내야 하는 삶’이 아닌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살아가는(살아지는) 삶’이 되게 하는데 분명 많은 지혜와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