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바위를 닮았나요?

감장바위 깜장바위 ㅣ 북멘토 그림책 18
윤여림 지음, 무르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2월

📚 서지정보: <감장바위 깜장바위> 윤여림 글, 무르르 그림, 북멘토, 2024

번개가 꽝! 땅이 흔들흔들!
땅이 둘로 쩍 쪼개지자
무서웠던 감장바위는 땅 속으로,
재미났던 깜장바위는 땅 위로,
긴 여행을 떠났어요.

감장바위는 땅 속에서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깜장바위는 땅 위에서 무슨 일을
겪게 될까요?

그리고 이 둘은 시간이 흘러 흘러
깎이고 깎여서 돌멩이가 되어서 다시 만났대요.
이 둘은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궁금한 사람? 실물책으로 만나보세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얼마 전에야 감장바위로 살아도,
깜장바위로 살아도 괜찮다는 걸 깨달았어요.”

엄마의 입장에서는 나의 자녀가 바위라면
땅속으로 숨기보다는 깜장바위처럼 땅 위를 누비며
살아가길 원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작가의 말을 여러 번 읽어보니,
어떤 삶을 선택하든 자신이 선택한 삶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선택에 따라 겪어보고
아니면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학기 초, 새로 만난 친구들과 선생님,
낯선 환경이라 힘들어서 감장바위처럼
땅속에서 조용히 고요히 지내고 싶은 친구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반대로 새로 만난 친구들이랑
신나게 누비고 노느라 신이 난 깜장바위 같은
친구들도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기초학력진단평가가 있는 날이에요.
지난주부터 작년에 배운 수학 복습을 시켰는데,
아이들이 잘 해낼지 궁금하네요.

어떤 모습이든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하는 그런 바위같은
어른이 되고 싶은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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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백설공주

아듀, 백설 공주 ㅣ The 그림책 1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김시아 옮김 / 한솔수북 / 2024년 2월

📚서지정보: <아듀, 백설 공주>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김시아 옮김, 한솔수북, 2024

이 책을 받아본 독자들은 여러 가지로 놀라실 거에요.
우선 책의 큰 판형과 금색으로 반짝이는 제목과
환상적인 타이포그래피.
게다가 누드 사철 제본으로 되어있어
책을 펼쳤을 때 가려지는 부분 하나 없이
커다란 그림이 내 눈앞에 쫙 펼쳐져요.

그리고 이 책의 그림은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인
베아트리체 알레마냐가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서 그렸어요.
그녀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분홍색이 이 책도 쓰였어요.
그녀의 그림은 백설 공주 이야기로 우리를 데려가기에 충분해요.

그리고 그녀의 그림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글과 그림은 한 페이지에 두지 않았어요.
글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으로 그렸던 그림이나
그동안 우리가 여러 백설공주의 이야기에서 보았던 그림을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그림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그리고 이 이야기의 결말을 두고 할 말이 많을 것 같아요.
작가는 왕비가 느꼈을 고통, 질투, 복수라는 감정에 주목해서
그림을 그렸다고 해요.
그래서 그림을 찬찬히 보면서 그러한 감정을 느껴보면 좋겠어요.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넘치는 그림이라서 처음에는
그동안 보아오던 백설공주 그림과 달라서 낯설지도 몰라요.

그리고 아름답지만 수동적인 백설공주와
자신의 욕망에 따라 능동적으로 움직인 왕비에 대해
자신의 관점에서 재평가를 내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볼 때는
아이들에게 책을 무작정 넘겨주기보다는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림을 함께 보며
그림에 오래 머무르며 어떤 장면을 표현한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어요.

옛이야기에서는 처음에는 생모였다가 나중에는 계모라고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흔해요.
왜 생모로 시작된 이야기는 계모의 이야기로 바뀌게 된 것인지,
좀 더 알아봐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옛이야기에는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를 넘어선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이나 욕망이 드러나 있어서
오랜 시간을 넘어서서 우리들에게 전해지고
계속 재탄생하며 질긴 생명력을 이어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른들이 함께 이 그림책을 볼 때는 번역자의 말처럼
“선과 악의 구도를 넘어 아름다움과 추함, 젊음과 나이 듦,
인간의 욕망과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책의 제목에 왜 “아듀”가 붙었는지도요.

볼거리와 생각해 볼 거리가 넘쳐나는 책이라
한번 보고 덮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자꾸만 손이 가는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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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듣는 건 어려워

남의 말을 듣는 건 어려워 ㅣ 풀빛 그림 아이
마수드 가레바기 지음, 이정은 옮김 / 풀빛 / 2024년 2월

📚서지정보: <남의 말을 듣는 건 어려워> 마수드 가레바기 지음, 풀빛, 2024

자기 말 하기에 바쁜 물총새는
아빠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다 자기와 비슷하게 자기 말만 하는
앵무새와 함께 있다가 위험을 눈치채지 못하고
사냥꾼들에게 잡히고 맙니다.

물총새는 자신과 닮은 앵무새들 틈에서 무엇을 배웠을까요?
물총새는 무사히 다시 부모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쉴 새 없이 자기 이야기를 하느라
바쁜 아이들을 종종 봅니다.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는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지만
바쁠 때는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되는데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게
자기 말을 하는 것보다는 우선되어야 하고,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아이들에게 그것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요?

나도 사람들과 만났을 때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보다는
내 말하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
물총새의 모습이 꼭 내 모습 같아서 마음이 많이 갔어요.
나는 어른이 되면서 쉴 새 없이 떠들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오히려 텅빈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말을 줄여야겠어.’ 하고 스스로 느꼈어요.

앞면지와 뒷면지를 보면,
물총새가 앵무새들 틈바구니에서 혼자 있어요.
물총새의 표정이 어떠한지? 왜 그런 것 같은지?
이야기를 나눠보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물총새의 이야기를 다 들려주고 나서는
나는 남의 말을 듣는 것을 잘하는지?
남의 말을 듣는 것은 어려운지?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떨 때는 남의 말을 잘 들으면 좋은지?
어떨 때는 나의 이야기도 잘 하면 좋은지?
그런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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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수프

처음 우주에 간 고양이와 죽음의 수프 ㅣ 우주 고양이 2
맥 바넷 지음, 숀 해리스 그림, 이숙희 옮김 / 나무의말 / 2024년 1월

서지정보: <처음 우주에 간 고양이와 죽음의 수프> 맥 바넷 글, 숀 해리스 그림, 나무의말, 2024

#처음우주에간고양이피자를맛보다
에 이은 #우주고양이 시리즈 그래픽노블이다.
#그래픽노블 은 예술성이 높은 만화를 뜻한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 라는 작품으로
우리나라 독자에게 널리 알려진 맥 바넷이 글을 썼다.

이 시리즈는 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번 이야기는 달의 여왕이 독이 든 수프를 먹으면서
해독제를 찾아나서게 된다.
달의 여왕은 예전의 세 영웅과 만나
해독제를 찾아 다시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해독제의 정체는 무엇일지?
그리고 여왕의 수프에 독을 넣은 사람은 누구일지
이러한 의문을 품으며 읽어나가면 더욱 재미있다.

먼저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로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탄탄한 구성과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
재미있는 대사와 박진감 넘치는 그림.
그래서 벌써부터 3편이 기다려진다.

마지막에 지렁이가 그린
다같이 모여서 수프를 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은
이 책 전체의 그림과는 다른 재료로 그려져 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혹시라도 놓치지 마시고 꼭 챙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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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주머니 요정

복주머니 요정 - 설날 그림책
안영은 지음, 보람 그림 / 키즈엠 / 2024년 2월

📚서지정보: <복주머니 요정> 안영은 글, 보람 그림, 키즈엠, 2024

색동 한복을 곱게 입은 여자아이가 복주머니를 들고 있다.
#설날그림책 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림체가 눈에 익다 싶었는데
#파닥파닥해바라기 #제로의비밀수첩쉿 의
#보람작가 가 그림을 그렸다.
귀여운 그림체로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표지를 펼쳐서 잘 살펴보면,
이 복주머니 요정이 모험에서 만나게 되는
호랑이, 푸른 용, 문어, 사자, 할머니가
표지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

복주머니 요정은 아이의 한 해를 책임질
다섯 가지 복을 구하러 모험을 떠난다고 하는데,
복주머니 요정이 구해온 다섯 가지 복이 무엇일지
모험에서는 어떤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

어렸을 때 명절이 다가오면,
엄마가 시장에 있는 한복집에 데리고 가서 한복을 사주고,
한복집 아줌마가 선물로 복주머니를 달아주시곤 하였다.
설날에는 세뱃돈을 받아서 복주머니에 차곡차곡 넣으며
세상 누구보다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이 그림책을 보면서 어렸을 때 생각이 났다.

세배할 때 어른들의 덕담,
세뱃돈 속에 전해지는 어른들의 마음이
바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던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으면 좋은
다섯 가지 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큼 다가온 설날,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아이들에게는 어떤 복을 담고 싶은지,
어른들에게는 어떤 복을 전해주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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