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단어 - 늘 따라오는 것, 쫓아오는 것, 나를 숨게 하지 않는 것, 무자비한 것,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것
김화진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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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냥 나만 (그렇게) 아는 단어라서. 아마도 내가 맞닥뜨린 텍스트들 속에서 이 단어가 나올 때마다 읽고 느껴온 감각들, 그 기억이 첩첩이 쌓인 내 몸과 마음이 그렇게 아는 단어라서.”

단어를 모으는 습관이 있다. 책에서, 노래 가사에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리고 그렇게 모인 단어들은 때로 아이디로, 일기장으로, 편지로 스며들어 일상에 자리한다.

『나만 아는 단어』에서는 10명의 소설가, 시인, 번역가가 각자 단어를 골라 그에 얽힌 추억, 감정, 생각을 조심스럽게 들려준다.
각 단어가 하나의 소개서, 큐카드, 명함인 느낌이다. 언어를 보다 가까이에서 다루는 사람들이 품고 있는 단어, 그리고 함께 묶인 내밀한 이야기들로 단편적인 일상을, 가치관을, 생애를 소개받는다.

안에는 특정 시절을 담고 있는 단어도, 직접 만들어낸 단어도, 작품에 등장한 적 있는 단어도, 외국어도 있다. 단어와 서사를 바라보다 보면 작가가 궁금해지고, 작가가 쓴 작품이 궁금해지고, 알아가고 싶어지고, 읽고 싶어진다.


읽으면서 여러 번 감정이 동했지만 특히나 시선을 멈추게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내 마음을 이렇게 설명해 주는구나 싶었던 ‘종종’, 작가님들의 소설에서 만나 눈에 익어 반가웠던 ‘주머니’와 ‘하지’, 만두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 와닿았던 ‘인간만두’, 몇 년 전 내가 수집한 단어도 발견해 기꺼웠지만 그때 받았던 느낌과는 전혀 다른 감각의 ‘iridescent’, 그리고 새로이 수집한 ‘너울거리다’까지.

나도 좋아하는 단어에 대해 이렇게나 마음을 담아 표현할 수 있을까? 내가 수집한 단어들을 펼쳐봤다.
요즘의 ‘나만 아는 단어’는 ‘너울거리다’, ‘유영하다’, ‘wintering’, 늘 품고 다니는 ‘완연하다’.


+ 표지랑 삽화가 아주 취향이다. 어렸을 때 아주 좋아한 책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이 떠오르기도 한다. 나방을 서사 속에 날아다니는 단어, 감옥을 단어집으로 생각했다. 잡힌 것 같지만 잡히지 않은, 그래도 잡아둔 것 같은.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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