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자의 차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6
연여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 존속, 다른 말로는 생존과 일정 기간의 안정. 삶이 아닌 살기 위해 산다는 선택을 한 사람들의 중재도시이다. 꿈도 상상도 감정도 욕망도 모두 금지당한 채 오직 ‘생존’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 초반 몇 세대는 그랬을 지도 모르지만.

세인은 철저히 자신을 통제하며 그 누구보다도 중재도시에 맞춰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일찍부터 몽증이 있었고 깨어있을 때도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곤 하는 인물이었다.
레드와의 만남 이후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해져 가는 모습에 둘이 함께 방벽 밖을 나가는 상상을 했는데…

‘애도하다’, ‘추모하다’라는 단어가 몇 세대 전 죽은 단어라 떠오르지 않는다는 부분이 가장 마음이 아렸다. 무언갈 잃어버려 슬픈데 뭐였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표현 못하는 상황에 막막하고 답답한 느낌. ‘파도’, ‘좋아하다’, ‘소중하게’가 죽은 단어라는 이야기를 할 때도 같은 기분을 느꼈다.

마지막 차트가 아닌 자기만의 기록을 한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게 세인이 택한 애도와 기억의 방식이고 ‘군더더기’가 잔뜩 붙은 차트가 곧 인생이니까.
인간이 인간답게 삶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꿈, 상상, 감정, 욕망 같은 ‘허구’가 꼭 필요하다는 것과 여기서 오는 ‘모순’은 뗄 수 없다는 걸 아주 깊게 느꼈다. 인간은 모순 덩어리야..

책 자체가 세인의 차트인 것도 인상적이다. 독자인 나도 목격자이자 증인이 되어 이 차트에 개입한다. 마치 중재도시 바깥에서 살아가던 사람인 것처럼.
+ 읽는 동안엔 표지를 전혀 생각 않고 있었다가 완독 직후에 딱 덮었는데 결말을 그림으로 마주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