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워라밸 - 일과 삶의 적정 온도를 찾는 법
안성민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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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 앞으로 꿈이 뭔가? 라는 부장님의 물음에, 신입사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그냥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벌고 적당히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신입사원의 이 대담에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저 말이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 줄여서 '워라밸'이 지향하는 이상향이라는 것을 순간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유행하고 있는 단어인 워라밸. 이전에 한 정치인이 썻던 '저녁있는 삶'의 발전된 단어라고 생각한다. 나를 비롯해 많은 내 또래들이 워라밸을 추구하고 있으며, 내가 생각하는 워라밸도 책 속에 나온 신입사원이 말한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치열한 경쟁으로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는 삶도 원하지 않고, 많은 돈을 벌기위해 내 모든 시간을 소모하는 삶도 원하지 않는다. 전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위험과 스트레스와 일과 책임이 따르는 임원보다는 적당한 직위에 머물며 내 삶을 누리고 싶다는 통계결과도 있지 않은가.
나는 그저 적당히 벌고 적당히 소비하면서 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평범하게 살고 싶다. 그러나 직장이란 이러한 내 꿈을 실현하기엔 너무도 방해요소들이 많다. 최근 계속되는 야근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하면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갈망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p.48 워라밸을 위한 나의 행동들이 타인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또는 조직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를 고민하기보다 내 삶에 있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볼 때다... 미국의 극작가 리로이 존스는 '노예로 사는 삶에 익숙해지면 놀랍게도 자신의 다리를 묶고 있는 쇠사슬을 서로 자랑하기 시작한다. 어느 쪽의 쇠사슬이 빛나는가, 더 무거운가'라고 말한 바 있다.

직장에서 나에 대한 평가를 신경쓰지 않고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라. 이런 워라밸을 이야기하는 책에서 흔히 보이는 문장이다. 그러나 막상 직장내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무척 어렵다. 이런 조언을 실천할 용기가 있는 사림이라면 원래부터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자가 이야기한, 노예가 서로의 쇠사슬을 자랑하는 상태에 대한 경계는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서로 모이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떠올려 보자. 내 상사는 얼마나 못 됬고, 나는 얼마나 야근을 많이하고 따라서 내가 얼마냐 힘드냐로 서로 대결하듯이 이야기하는 장면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것이다. 나의 삶에 회사가 너무 심하게 침투하여 있는 것은 아닐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p.106 우리는 거절의 문화를 별로 경험해본 적이 없다. 어릴 때부터 "yes"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배워왔고, "no"라고 답하는 것은 다소 불편하고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배웠다. 그러다보니 어른이 된 지금도 불합리와 부정에 대해 "no"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형편이 되어버렸다.

나도 타인의 앞에서 꽤나 예스맨에 속하는지라 이 문장이 크게 와 닿았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타인의 부탁을 당연히 들어주어야한다고 배워왔다.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면 매정하고 못된 아이라고 말이다. 심지어 타인에 나에게 부당한 오해를 하여 화를 내다가 사과하면 웃으면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속은 절대 괜찮지 않은데도 말이다.
때문에 저자는 거절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거절을 거듭 연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거절하는 말을 미리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면서 연습한다거나, 거절을 위한 말을 미리 준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p.195 엄격편향은 실제보다 남이 나를 나쁘게 평가한다고 믿는 현상을 말한다....거절해도 괜찮다. 남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에게 큰 관심도 없을 뿐더라, 큰 감정적 교류를 원하지도 않을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같은 예스맨들은 이 말을 거듭 되새겨야 할 것 같다. 거절하면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워 더욱 거절을 하지 못하는데, 사실 남들은 나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동안 워라밸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어보았다. 다들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은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탐색해 보라는 것이다. 그저 워라밸을 외친다고 워라밸이 나를 찾아오는게 아니다. 내가 원하는 삶은 정확히 정의해야 목표를 위한 노력이 가능하고, 노력을 통해 워라밸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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