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카인드 womankind Vol.9 : 탈코르셋을 말하다 - 한국판, 9호 우먼카인드 womankind 9
우먼카인드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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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0월초 미국 시애틀에서 우먼카인드잡지를 발견했고 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매할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좀더 기다리면 한국애서도 출간될 것 같아 안 샀다.

그런데 한국오고 얼마 안 있어 텀블벅시작한 것이다. 미국서점에서 보았던 잡지와 똑같은 표지로.

후원함 후원이유 탈코르셋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었고. 기고자중 내가 최근에 읽었던 <탈코르셋 : 도래한 상상>책을 쓴 이민경작가님도 계셨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날 매거진 <우먼키인드>의 서포터즈로 발탁되었고 잡지는 2개가 되었다ㅎㅎ

(이제 하나는 보관용으로 두면되겠군요)

깔끔한 레이아웃의 잡지목차. 정렬정돈이 잘되있어 고요한 쾌감이 느껴진다.

Editor's letter은 한국판, 호주판 2가지가 있는데

한국판 Editor’s letter는 9호가 다루는 목차 내용의 요약(Summary)이다. 9호를 읽기 시작하기 전 warm up삼아 읽으면 좋다.

호주판 Edittor’s letter는 뒷부분 덴마크관련 글이 실려있어 이또한 같이 실은 것 같다.

News from nowhere

짧은 철학적인 글 3개가 실려있다.

가볍게 삶에 대해 고찰해보기 좋았다.

나는 요즘 SNS사용심리에 대해 관심이 있다보니 '현명한 시간 활용 윤리'가 무척 재밌었다

왜 틈만나면 SNS에 접속할까,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SNS을 지속적으로 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SNS에 존재하는 수많은 계정이 그 수만큼의 이용자가 존재한다는 걸 암시한다.

SNS이용자체가 모두가 하고 있기에 옳고 정상적이고 적절한 행동이라 느껴서(p15) SNS이용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계속한다는 접근은 신선했다. SNS팔로워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 사람일 수록 확실히 나만 하는거 아닌데 굳이 그만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와 문제가 있다고 느껴도 나만 하지 않기엔 소외감, 이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겠다.

포장된 여성성

글: 알리사 시먼즈

여성성의 소비문화를 유지시키기 위해 가난한 국가에서 국제 의류산업에서 착취당하는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나는 글로벌기업들이 관여한 노동자들이 노동환경의 열악함에 의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피해자가 주로 여성일줄은 생각 못했다. 아니,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에 도달할 수 있지만 생각할 계기가 없었다. 옷이나 물건에는 어느 나라에 만들어졌다는 Made in 000이란 정보만 있지, 누가 어떤 환경에서 물건을 만드는지는 알려주지 않고, 이 또한 정보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완성된 상품이 광고나 마케팅을 통해 얼마나 소유가치가 있는지만 알려주는 정보뿐, 얼마나 윤리적 과정으로 제작되었는지는 대부분 알려주지않는다. 소비자들은 가격, 재질, 브랜드인지도를 따진 후 지갑을 열지, 기업이 얼마나 윤리적으로 운영되는지는 구매고려사항은 아닌 것이다.

여성성을 파는 제품제작/유통시스템이 소비를 부추기는 기저부터 착취되는 부분까지 여성들을 기만하는 시스템이란걸 새삼 다시 느낀다.

코르셋으로부터의 해방

글: 윤지선

여성성을 남성을 위한 것이지 여성을 위한 게 아니다. 이상적인 여성의 몸의 기준이 건강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욕망되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탈선언과 같다.

주체적인 꾸밈이 단순히 자신을 위해서였는지, 스스로에게 지속적으로 질문해야한다. 몸을 화학적/신체적으로 희생하는 '주체적인' 꾸밈은 그저 자해행위가 아닐까.

그러고보니 우린 사람인데 알파벳숫자모양에 몸을 만들려 한다는 발상자체가 진짜 코미디다.

남자몸매를 지칭하는 알파벳숫자가 당장 떠오르지 않는다. 남자들은 뭐가 있을까? 여성보다 운동효율이 최적화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 16년 성인남성 비만~초고도비만이 41.29%(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면 코르셋을 끼워서라도 외모에 관리해야 하는 건 남성이 아닐까 싶다. (여성은 23.47%)

선을 넘는 목소리

인터뷰,정리: 최지은

한국페미니즘 선두에 서 계신 이민경 작가님의 인터뷰. 탈코르셋에 대한 오해가 어지간지 많았는지, 어떤 운동인지 다시 설명한다. <탈코르셋: 도래한 상상>을 탈코르셋의 입문서로 읽어주었으면 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한다. (난 이미 읽었음!),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도 나와있다. 전국의 장녀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계신다고 하는데, 언젠가 전국 3남매중 둘째만나기 프로젝트도 해주셨으면 좋겠다.

자세한 건 구매해서 읽어보시길!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

글: 박다해

내 몸의 주도권을 되찾는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시에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줄까에 대해 고민해준다. 실은 이에대해 나는 부정적인 미래가 보이는데, 그 이유는 내가중학생때만해도 고등학생은 무슨 화장이냐 공부를 하란 분위기가 훨씬 강했고, 꾸밈노동은대학때부터란 사고방식이 강했다. 지금은 초등학생, 유치원생 심지어 갓난아기 (캐나다에서 자기 아기(여)가 뚱뚱한게 아닐까 걱정한 한국엄마를 만나고 어의상실했었다.)까지 예쁨수행을 강요한다.

'나'라는 존재 부정하고 '사회적합'한 사람을 강요하는 한국사회에서 인정욕구를 꾸준히 갈망하게끔 한다 (관종의 탄생), SNS은 ‘관심구걸’하기 좋은 플랫폼역할도 한다. 아무것도 대단한 성취를 못한 아이들은 SNS에 뭘 내밀까? 젊음과 꾸밈이다.

보이는 것을 믿자

글: 김진아

이 글에서 여성의 교류, 인맥에 대해 말한다. 회사에서 회사동료정도로 나름 친하다생각했던 두 사람(둘이 친구)이 어느날 갑자기 날 쌩무시를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났다. 여러 경험에 의하면 결벽증적 연자르기는 여자들의 특징이다 싶다.(물론 나 포함해서) 여자들의 교류와 인맥을 완전 차단한다. 남자들 보아도 완전히 연끊기는 원수가 아닌 이상 뒤에서 욕해도 앞에서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면 합의 가능한 선 안에서 (물질적인든, 비물질적이든) 도움을 주고 받는다. 친하지 않지만 왠만해선 동맹관계를 유지한다.

자, 나와 눈도 안 마주치는 두 여자에 대해서 돌아와서,

"추측하지 마세요"라는 강경화 장관의 말을 되새긴다.

나에 대해 뭔 불만인지 말을 안하니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만, 관두기로 했다. 알게 된다 하더라도 교류끊기로 마음먹은 상대를 설득하긴 어렵고 교류를 시도하기엔 나를 낮추는 행동같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랬다. 관계개선을 시도했지만 날 만만하고 우습게 보았던 여러 전친구들. 관계개선을 노력하는 쪽이 약자라는 인식이 일부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에게 베이스로 깔려있다. 권력싸움같은 걸지도 모른다. 갑자기 사람 쌩 무시하는 사람에게 굳이 감정노동할 가치가 있는가 싶어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

상대 생각은 바꾸는 건 어렵지만, 내 마음을 다스리는 편이 쉽다.

내 편이 아닌 사람들의 생각을 추측하며 마음끙끙대는 것보다 그냥 보이는 것만 믿는 편이 속편하다.

132페이지에 5명의 탈코르셋5일도전기가 있다.

탈코르셋을 시도해보고 싶다면, 이분들의 분투기를 읽고 한번 실천해보아도 좋겠다.

그외 다른 여성의 삶의 글이 들어있다. 다 소개할까 고민했지만, 나머지 부분은 직접 읽어보면 좋겠다.

광고라고 할 수 있는 건 책 뒷부분에 있는 책소개와 정기구독페이지정도.

이토록 눈이 편안한 잡지는 잡지<Breathe> 이후로 처음이다.

우먼카인드야말로 진정한 여성지다.

여성의 삶을 생각하게끔 도와주는 잡지다.

주로 여성지라 하면 패션지, 인테리어지, 주부잡지 등 광고가 많고 소비주의적인 잡지들이었는데,

이번 탈코르셋특집덕분에 우먼카인드를 읽어볼 기회가 생겨서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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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죄수 운동법 - 극한 공간, 감옥에서 탄생한 리얼 맨몸 트레이닝
폴 웨이드 지음, 정미화 옮김 / 비타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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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때문에 야외활동도 어렵고 헬스장도 휴관하고 어디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 죄수가 된 기분이라 집에서 운동할려고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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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1~3 - 전3권
쓰루타니 가오리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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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는 텀블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없나 텀블벅사이트를 기웃거리다가 인생 마지막 덕질 만화『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라는 프로젝트의 제목에

이끌려 클릭을 했다

(텀블벅페이지: https://www.tumblbug.com/bookfoliobook1)

하지만 내가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를 읽기 시작한 건 2권이 공식발매된 후였다.

만약 텀블벅한정 작가 인터뷰집을 함께 제공되었다면 당시 무리해서라도 후원했을 듯하다. (한정에 환장하기 때문)

주인공은

이치노이 유키 75세 자택에서 서예 교실 운영하는 할머니

사야마 우라라 17살 서점 알바 중인 고등학생

이렇게 두 캐릭터이다.

일상생활에 전혀 접점이 없어 서로 만날 일 없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장소는 서점.

유키는 더위를 피해 들어온 서점에서 예쁜 그림체의 만화책을 접하게 된다. ‘점원 추천, 일단 읽어 봐!’라고 적힌 POP카드 앞에 놓인 만화책이니, 어떤 만화이길래 추천을 할까? 라고 호기심이 들만하다.

『베르사유의 장미』나 『에이스를 노려라』같은 평범한 순정만화만 알던 그녀는 그 책이 BL인지도 모르고 구입해버리고, 그렇게 BL세계에 입문한다.

순정만화라며 생각하며 읽기 시작한 유키할머니. 읽다가 두 남자캐릭터 사이의 분위기가 뭔가 이상하다 싶을 때 둘이 키스하는 장면에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뺨을 붉히며 신기한 듯 오모나…”라 혼잣말과 함께 1화가 끝난다.


내 할머니는 평생 만화책을 읽지 않았지만, 만약 BL만화책을 읽으면 이런 만화가 버젓이 서점에 판매하다니 세상말세다!’ 투덜거리며 책을 집어 던졌을 것이다

우라라가 상상한 유키할머니의 반응. 다행히 유키할머니는 보통 할머니가 아니었다.


하지만 유키할머니는 결혼했을 무렵에 만화를 많이 읽었던 독자이고(의외로 만화책을 안보는 일본인들이 많다.) 어쩌면, BL를 남녀로맨스가 아닌 남남로맨스를 그려낸 새로운 형태의 순정만화라고 보면서 받아들이기 쉬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유키할머니가 BL만화책을 구입한 서점은 또 다른 주인공 우라라가 아르바이트 하는 장소이다. 유키할머니의 계산을 도와주고 다음번에 만났을 땐 도서 주문을 도와준다. 세번째는 유키할머니가 주문한 도서를 가지러 왔을 때 이때부터 둘의 관계가 고객-점원관계이 아닌 친구관계로 발전한다.

우라라는 학교에서 좋아하는 관심사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싶어하는 고등학생. 하지만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선뜻 나서서 대화를 시작하거나 끼지를 못한다. 유키할머니가 같이 차 한잔 하자며 제안하고 줄곧 누군가와 만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라라는 자신과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해서인지, 같이 차를 마신 뒤 헤어지기 전에 전화번호를 교환한다.


유키할머니는 우라라에게 왜 BL만화를 보냐고 훈계하지도 않는다.

또는 인생의 선배인 마냥 조언랍시고 우라라의 삶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라라도 유키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진행하면서 유키할머니와 우라라는 함께 이벤트도 가보고, 매달 한번씩 회동도 가지기 시작한다. 나이 차 많이 나는 두사람이 좋아하는 공통된 관심사 하나로 서로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같이 한다.


전체적으로 유키할머니는 호기심이 많은 캐릭터이다. 우라라가 만화이벤트에 입장 전 줄을 한 시간 이상 서야한다 말하자 얼른 가서 줄서야 겠다고 앞장서서 나선다. 예전 남편과 같이 이케부쿠로선샤인빌딩에 왔을 때 대기시간이 두시간이라 이케부쿠로 전망대를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갔지만 그 다음이 두 번 다시 함께 올 일이 없게 된 경험이 있다보니, 다음으로 미루는 일은 하지 않을려는 것 같다. 남아있는 시간도 짧고 앞으로 건강이 더 나빠질 수도 있을 테니.

이렇게 읽다보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다음으로 미루지만 결국 못하게 된 수많을 일들, 고민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놓친 기회들이 떠오르며 반성하게 된다.


유키할머니는 본인에게 남은 시간이 10(힘내서 15)이라 생각해서인지 매사에 적극적이다.

나이가 들면 빠르게 이동하지 못하고, 몸을 사려야 한다. 한번 부상이라도 입으면 회복하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함부로 새로운 길,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어려워진다. 유키할머니는 한 달에 두 번 병원에 갈 정도로 몸을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유키할머니는 우라라의 도움을 빌려 새로운 장소를 방문한다. 우라라는 함께 덕질할 친구가 생겨 기뻐하지만, 동인행사에서 우라라는 유키할머니의 신체적 한계를 알게 된다. 유키할머니는 의욕이 만만하지만 몸은 그렇지 않아서 필요할때마다 쉬어주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만화 중간중간 복잡한 심경인 우라라가 등장한다. 노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럴만하다. 노화로 인해 신체적 자유가 제한되고 남은 수명을 생각하며 삶을 조금씩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우라라는 앞으로 성장하는 캐릭터이며,

유키할머니는 점차 쇠약해지는 캐릭터이다.


그럼에도 함께 좋아하는 관심사를 두고 서로의 일상세계를 넓혀가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진다.

아마 몇몇 독자들은 고등학생이 어떻게 BL만화를 읽을 수 있고, 내용도 성관계가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본BL만화는 한국처럼 표지에 <19세미만 구독불가>딱지가 없으며 따로 성인인증절차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전연령이 구매가 가능하다. 그리고 BL도서는 수요가 크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배치되곤 한다.

일본에 거주할 때 자주가던 타카다노바바 앞에 있는 호린도서점(芳林堂書店高田馬場店)은 아동/문구 서적과 만화(점프계, 순정만화, BL도서 등 모든 만화)가 한 층에 있어 이래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접근하기 쉬었다. 그렇기에 우라라가 상업BL만화를 소지하고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동인행사에서는 개인이 성인회지를 판매할 때 표지에 반드시 R18를 표시하며, 반드시 신분증로 성인인증을 해야 판매를 해준다. (내 경험상 남성작가회지는 따로 체크를 잘 안한다. 왜 남성작가회지를 사셨죠? 묻는다면 자료용으로 구매했습니다. 자세한 건 생략)

그래서 유키할머니가 우라라대신 대리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관계이다.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미성년자에게 성인본을 구매해줘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굳이 하지 않겠다.)


3권에서 우라라가 코미케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면서 유키할머니에게는 일반참가하기 어려운 이벤트라 생각해 다음으로 미루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후회를 한다.

하지만 이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빅사이트는 부스참가가 아니면 건강한 청년에게도 추천하지 않는다. 코미케는 단순한 즐기기 위한 동인이벤트가 아니라 전쟁터이다.

일반참가자들의 전리품(=동인지, 회지)을 위해서 첫차를 타고 6시쯤부터 기다리는데, 여름이면 내리쬐는 태양아래에서 기다리고 겨울이면 바닷바람을 맞으며 기다려야한다.

나는 4번정도 일반참가를 했는데, 할 짓이 못된다. 덕심이 있어서 망정이지 지금은 부스참가아니면 두번 다시 발을 디딜 장소가 아니다.

화장실도 원할 때 바로 갈 수 없으며 이를 대비해 기저귀를 차고 오는 참가자도 있다.

75세인 유키 할머니, 아직 지팡이를 짚고 다니지 않아도, 인파에 휩쓸리고 자칫 넘어져 부상이라도 입으면 회복이 몇 달이 걸리거나, 장애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모험이다. 이곳은 전쟁터라 젊은 사람들의 배려따윈 기대하면 안된다.


그렇게 다음으로 미뤄둔 빅사이트방문이지만,

우라라는 유키할머니의 힘을 입어, 창작을 시작한다.

그리고 4권은 분명 유키할머니와 우라라가 이벤트 부스참가하는 내용인게 분명하여 무척 기대가 된다.

만화가 BL만화덕질에 관한 주제이긴 하지만, BL만화지식보다 일본 동인행사에 관한 지식도 있으면 재미있게 볼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늙었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이 부분이다.

만약 유키할머니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으면 우라라는 그냥 만화를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75년이나 살아본 할머니의 말은 해볼까?할 수 있을까?의 마음을 그래 한번 해보자, 란 마음가짐으로 바꾸었다. 우라라의 성장과정을 볼 수 있어서 매 권마다 뿌듯하다.


nn년간 덕질한 사람으로서 충고하자면, 늙을 때까지 덕질하고 싶으면 체력이 중요하다. 덕질할 시간을 쪼개서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시라! 유키할머니가 이케부쿠로 이벤트에 갈 수 있던 건 체력덕분이다. 매일 스쿼트 100번정도 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완결을 낼 때 제발 유키할머니가 사망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끝나지 말았으면 한다. (독자들의 마음을 괴롭힐 생각이 아니면ㅠㅜ)


유키할머니가 눈을 반짝이며 우라라와 함께 덕질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만화는 삶의 활력소다.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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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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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었다기엔 아직 어리고 어리다고 하기에 너무 어른인 듯한 서른셋. 자신의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동시에 자신보다 먼저 태어나 앞서 살아간 사람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는 장면에서 현실감이 느껴졌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공감대잔치소설. 그리고 눈물주의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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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 열여섯 마리 고양이와 다섯 인간의 유쾌한 동거
이용한 글.사진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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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포동포동한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면 지친 마음이 힐링됩니다. 입꼬리가 살짝 웃는 모습인 고양이들의 매력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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