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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가 천재라는 호평은 신문에서 지겹게 읽었었다. 천재라는 말에 반발심이 생겨서
냄비 받침대로 사용해야겠다고 결심했었다. (웃음) 하지만 냄비 받침대로 사용되기 전 사놓은
책들이 다 읽혀버린 일이 생겼었다. 결국 남은 책은 이 한권이었고 활자중독과 같은 나는
결국 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읽고싶어 읽는게 아니야!! 자기 전에 조금만 읽다가 내일 책 사러
갈꺼야. 라고 누군가에게 외치며 침대에 누워 책을 읽기 시작했고, 작가 나이와는 맞지 않는
고전의 향을 풍기는 문체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야, 라며 계속해서 읽었고
책을 다 읽고는 뭐야, 어떻게 된거야, 이래도 되는거야? 하는 꿈을 꾼듯한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물위에 달빛이 비춰져 물살에 유유히 떠다니는 듯한 유려한 문체와 운문시와 같은 문장들.
마지막 반전까지, 이보다 더한 몽환적인 글이 있을까? 작가의 너무 유려한 문체에 정이 떨어지기도
했다. 꿈을 꾼듯한, 이 책을 읽으며 밤을 새웠고 그 여파로 다음 날 책을 사러가지 못한 일까지
꿈처럼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
덕분에 이 책은 나의 책장 한 곳에 고이 모셔져 있다. 일식도 좋지만 나는 달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