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메의 여름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즐겨보는 책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진 책들인데, 이 책 역시 몽환적인 분위기의

책이라며 지인들이 추천해준 책이었다. 사실 일본 문학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반일감정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쿨하게 읽어보자고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을 구입하고 읽었을 때가 겨울이었는데 다른 이들의 리뷰도 읽어보지 않고서 

무턱대고 산 것이 화근이었다. 왜 이 책을 스산한 바람이 부는 초여름이나 늦가을에

읽지 않고, 겨울에 읽었을까? 백귀야행이란 만화책을 고등학생 시절 여름에 읽고서 그

느낌이 좋아 소장하게 되었고, 여름이 되면 늦은 밤 혼자서 한권 한권 꺼내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너무 큰 것을 놓쳐버린 기분까지 든다. 처음은 지루하다. 알 수 없거나 이해는 되지만 이런

말들을 꼭 적어놓아야 했냐며 작가를 원망하게까지 만드는 독자를 지치게 하는 긴 서론과 궤변들..

하지만 책을 다 읽고서는 작가가 궤변론자가 아닌 달변의 소유자구나 하는 걸 느꼈다.

지루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이 시작한 책은 한장, 한장, 책장을 넘겨가며 점차 독자를 알듯 말듯한

기묘한,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기묘한이란 단어를 떨칠 수 없게 만든다. 어딘지 모르게 깔려있는

음산함과 뭔가 확하고 나와줄 것 같은데, 쉽게 안 나오는구나,, 하는 긴장감.

책은 더디게 읽힌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을 보고서 굉장히 빨리 읽었구나. 흡입력이 굉장한

책이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서론이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고 알 수 없다는 느낌을

책속의 주인공 역시 나와 같이 공감했다. 이것이 트릭이었다. 아, 결국 난 책 속의 주인공처럼

책장을 다 덮고서 아, 나역시 당했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대단한 달변이고

상황인가?.. 사실 리뷰를 쓰며 책 내용을 쓰지 않은 이유는 다른 이에게도 권하고 싶기 때문이다.

범인을 알거나 줄거리를 알고 읽는 책이나 영화가 얼마나 재미없는지를 사람들은 알기 때문에.

아직도 이 책을 여름에 읽지 못했던 사실이 후회스럽고, 겨울날 이 책을 읽고서 머리가 아파

열이 오른 사실이 떠오른다.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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