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튈로스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 4
플라톤 지음, 김인곤.이기백 옮김 / 이제이북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렵다는 '플라톤'을 쉽게 읽는 방법을 하나 생각해냈다.
소크라테스를 '할아버지'라고 읽는 거다.
이해도 잘 못하는 손녀가 열심히 들으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면 그 얼마나 귀여울 것인가~?
(징그럽고 한심하려나~~ㅋㅋ)

하여간에~~
헤르모게네스의 규약주의와 크라튈로스의 자연주의의 논쟁에 소크라테스는 중재자로 등장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들과 함께 여러 이름들을 분석해 들어간다.
신들의 이름의 분석에서 '아폴론'을 '아폴뤼온(파괴하는 자)'으로, '페레파타'를 '페르세포네'와 연관하여'살육을 가져오는 자'로 살펴보며 신들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름들의 올바름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예를 들어준다.
저승의 신으로 알고있던 '하데스'가 아이데스'(보이지 않는 것)에서가 아닌 '그가 모든 아름다운(훌륭한) 것을 알고 있다 eidenai'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분석도 새로웠다.
혼의 강력하고도 가장 큰 족쇄가 '겁(데일리아)'이라면, 자유롭고 훌륭한 혼의 흐름은 '덕(아레테)'이라는 이름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랑(에로스)은 눈을 통해 밖에서 들어오는 흐름이기에 사랑을 가진 사람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분석에도 고개가 끄덕끄덕......
이렇게 이름들을 기술적으로 구별해 나가며 음운론으로까지 분석해들어가는 소크라테스의 천재적인 능력에 감탄하고 있는데 소크라테스가 요상한 말을 한다.
이름의 올바름에 대답할 수 없을 경우에 '우리가 모르는 이름은 이민족의 것이라고 말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의미 있는 대답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핑계를 대자는 것이다.
순간 소크라테스는 참으로 대단한 분이라고 존경존경하다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어쩌면 앞의 이름 분석들에 많은 말장난 끼워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하여간에
많은 이름들을 분석해들어가면 최초의 이름이 있을 것이고,
그 최초의 이름들은 사물을 최대한 닮게 표현한 모방물이며,
우리가 이름을 안다는 것은 사물도 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름을 통해 지식을 전달한다는 데에 모두의 의견을 일치시킨다.(헥헥....)
그리고나서
'있는 것들'에 관해 배우거나 알아내는 것이 이름들로부터가 아닌, 있는 것들 자체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 한층 더 분명하다는 것에 대한 모두의 동의를 얻어낸다.

결국 많은 이름을 분석해나가며 올바른 이름이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 하다가 미소 짓는 소크라테스할아버지의 눈을 마주대한다.
우리가 진정 알아야 할 '있는 것들'자체는 팽개쳐 두고 이름들에 묻혀 허상을 진리로 아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자신이나 자신의 혼을 이름들에다 맡겨서 돌보게 하진 않는다며, 사물들의 이름을 그냥 쉽게 받아들이지 말고용기를 내서 잘 살펴보라고 당부하신다.
소크라테스일지라도, 상대를 믿고 고개를 끄덕이며 무조건 감탄하며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천천히 한 번 더 고개를 갸우뚱거려야겠다.
다음 책을 읽을 때는 고개가 옆으로 삐뚤어져 있을 것이고, 입술도 못마땅해서 돌아가 있을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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