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 소설처럼 읽는 고대 그리스 생활사
필립 마티작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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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가 결합된 헬레니즘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알렉산드로스 대왕 사후, 거대했던 제국은 부하들에 의해 나뉘어지게 된다. 이 책은 그의 사후 100년 정도 흐른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4년에 한번씩 올림피아 제전에 참가해 자신들이 갈고닦은 힘과 기술을 겨뤘다. '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에서는 올림피아 제전을 1년 앞둔 기원전 248년을 살았던 8명의 그리스 사람들의 1년간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1년간의 일상이라고 하면 보통 1월부터 시작할거라 생각했지만 이 책은 독특하게도 10월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왜인가 했더니 그리스인들이 생각하는 가을은 무덥고 건조해 아무것도 제대로 자라지 않던 여름이 끝나는 때였다고 한다. 해서 고대 코린토스의 달력에 따라 한해의 시작점을 10월부터로 연 것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살던 인물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사정이 있었다. 오래전 남편을 잃고 게으른 아들과 함께 남겨진 이피타는 주변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혼자서도 농장을 잘 운영해왔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피아 제전이 이피타가 열리는 농장 근처에서 열렸기 때문에 그녀와 가족들은 제전에 참가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면서 넉넉한 생활을 꾸려 왔다.



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실질적인 가장이자 주인이더라도 명목상으로는 아들이 이 집안의 주인이었기에 그녀는 아들에게 가문을 이을 합법적인 자식을 낳도록 해야했는데 문제는 아들이 결혼을 피한다는 것이었다. 이피타가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였다면 그저 근처의 적당한 처녀를 골라 그녀의 아버지와 지참금에 대해 논하고, 아들에게는 이제 곧 아내를 얻게 될거라 말하면 그만이었겠지만 이피타는 그렇게 할 수 없기에 더 골치가 아팠다.



마케도니아 왕국의 유능한 신하인 페르세우스는 이집트의 지배자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그리스 남부 지역의 사람들은 마케도니아의 지배가 시작되기 전의 몇년을 그리스의 황금시대로 여겼는데 프톨레마이오스 2세는 이런 이들을 부추켜 반란을 일으키도록 유도했다. 올림피아 제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페르세우스는 프톨레마이오스 2세의 첩자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는 반란이 일어나기 전 사람들을 구슬리거나 위협을 가해 마케도니아에 해가 되지 않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



마케도니아 동쪽, 스트루마 강변을 따라 깊숙이 펼쳐져 있는 야생 지역인 트라키아의 어느 부족 우두머리의 딸이었던 트라타는 마을을 침략한 그리스인들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노예로 끌려가게 된다. 아테네에서는 노예를 학대하는 사람은 누구든 고발당할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트라타의 여주인은 트라타를 학대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내일 당장 죽더라도 자유민으로 죽고싶었던 트라타는 여주인의 돈을 훔쳐 어선을 타고 할리카르나소스로 향한다. 어쩌면 어부들에게 겁탈당하고 시체가 바다에 던져질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삶을 걸고 도망치기를 택한다.



비록 허구의 인물들이지만 이외에도 건축가, 달리기 선수, 어린 신부, 상인, 리라연주자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그들의 1년간의 일상을 통해 고대 그리스의 문화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야기가 소설 형식으로 펼쳐져서 8명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읽는 것 같았고, 각각의 인물들이 어떻게 닥친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지 궁금해서 계속해서 다음 장을 넘기게 됐다. 고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결혼을 하고, 일을 하고, 일상을 보냈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소설처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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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어딨어? -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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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어딨어?' 는 1-2페이지 정도의 짧은 만화들이 모여있는 카툰 에세이로 2018년 출간한 '생각하기의 기술'의 개정판이다. 아이디어와 영감, 생각, 달팽이의 속도, 가을의 이론, 머릿속 인테리어, 마음 게임, 내가 좋아하는 것들 등등 1-2페이지의 짧은 만화에는 창작과정의 기쁨과 공포에 대한 통찰로 가득했다. 카툰에 붙인 각각의 제목들만 봐도 독특해서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이 들었다.


그랜트 스나이더는 낮에는 치과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며 2009년,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후로 매주 한 장짜리 만화를 그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낮에는 따로 일을 하면서 매주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재미를 줄 수 있는 만화를 그려내려면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출퇴근 길이나 일을 할때, 밥을 먹거나 씻을 때나 잠을 잘 때도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고군분투 하지 않았을까.



짤막한 카툰에는 매주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고군분투에는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는 것 같았다. 꿈에서 포착한 내용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자다가 일어나 밤새 메모를 하기도 하고, 낯선 것들을 합쳐보기도 하고, 절망에 빠졌다가 함정을 설치한 뒤 참고 기다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찾는 일을 그만두어야 비로소 다가온다.


종이, 악보, 조각품, 나무, 미술작품, 다리 위 트럭, 밤하늘 등등 세상의 온갖 사물을 백지처럼 배경삼아 아이디어를 떠올려 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집안이 아주 창의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수도꼭지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지고, 청소기는 먼지를 뒤집어 쓰고, 화분들은 말라 비틀어지고, 애완동물은 알아서 먹이를 찾아야 하고, 쓰레기통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고, 바퀴벌레와 룸메이트가 될 수도 있다.



창작과정의 즐거움과 함께 어려움과 애환도 담고 있지만 귀여운 그림체와 유머러스한 표현 덕분에 유쾌하게 느껴졌다. 창작의 과정에서 창작자들이 느낄 법한 것들을 유머를 담아 재치있게 풀어내 웃음이 나왔다. 글과 그림이 아주 절묘하게 어우러졌달까. 아이디어를 떠올리려고 애써본 창작자라면 여러모로 공감할 것 같은 부분이 많았다.


만화, 영화, 소설, 드라마 등등 창작을 업으로 한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창의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떠오르지 않는 아이디어가 갑자기 뿅하고 떠오르게 해주거나 혹은 언젠가 영감이 바닥이 날까 두려운 마음을 없애주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한 작가의 수많은 고민과 애환을 보다 보면 그 모든 것들이 나 혼자만의 어려움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윌북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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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어딨어? -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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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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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처럼 쓴다 - SF·판타지·공포·서스펜스
낸시 크레스 지음, 로리 램슨 엮음, 지여울 옮김 / 다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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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하다 막힐때 목차보고 골라서 참고하면 딱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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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과 실 - 잡아라, 그 실을. 글이 다 날아가 버리기 전에
앨리스 매티슨 지음, 허진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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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엄마로 아내로 살며 글을 써온 저자의 따뜻한 조언이 녹아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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