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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역사 - 금융 위기 200년사에서 미래 경제의 해법을 찾다 ㅣ CEO의 서재 40
토머스 바타니안 지음, 이은주 옮김 / 센시오 / 2023년 5월
평점 :
미국의 경제와 우리나라의 경제가 따로 가는 건 아닌 것 같아서 1812년부터 200년간 미국 금융사에 대해 읽어보기로 했다. 책이 상당히 두꺼워서 읽다가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길을 잃을까 목차를 기억해두면서 읽었다. 중간중간 모르는 단어들이 많았지만 33페이지에 약어들을 알려주고 있어 참고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색은 무난한데 표지의 그림이 상당히 강렬하다.ㅋㅋ
'불황의 역사'를 쓴 저자는 전직 연방은행 감독관이자 40여 년간 금융 서비스 부문 전문 변호사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미국 금융 역사를 분석하고 있다.
얼마전 프랑스 연금개혁에 대한 시위대가 루이뷔통 본사에 난입했다는 뉴스를 봤었다. 위기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부도덕한 은행가나 투자자, 악덕 자본가의 탐욕과 계략에서 원인을 찾는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미래 금융 위기를 방지하는 데 별 도움이 안된다. 그저 한순간의 카타르시스와 함께 진짜 원인에서 멀어지게 된다.
미국에서는 2019년까지 주요 금융 위기가 아홉차례 발생했고, 안타깝게도 정부 정책이 의도치 않게 이 아홉 차례 위기를 유발했거나 조장했다. 앞으로 이런 일을 피하려면 이런 일이 왜 그리고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알아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때문에 '불황의 역사'에서는 지난 200년간 선의로 한 정책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실수였던 사례를 추적하고, 전례없는 금융혜택과 기술이 촉발한 뜻밖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와 민간부문이 의도치 않게 결탁하는 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기술했다.
저자는 이런 경제 위기 예방을 위한 대응책으로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을 말한다. 사실 이런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게 얼마전 읽은 책에서 보니까, 이미 기술의 발전은 도파민과 옥시토신 같은 뇌내 물질을 분석해 어떤 사람이 어떤 물건을 구매할지, 어떤 행위를 할지 안할지까지 예측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더라. 어떤 영화가 흥행하고, 어떤 음악이 흥행할지도 해당 기술을 이용한다면 이미 예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앞으로 기술이 발전할 수록 첨단 기술을 악의적으로 사용하려는 이들이 점점 더 증가할 지도 모르는데 미국 경제가 이런 위협으로부터 국가 금융 생태계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건 실로 놀라웠다. 금융 위협에 대해 계속해서 전통적 방식을 고집한다면 제대로 된 대응이 될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 한편으론 미국이 이정도면 우리나라는 대비되어 있나 걱정도 됐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인플레이션 같은 경제적 문제를 인간의 힘으로 완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적어도 가능한 위기가 발생하는 주기를 늘리고, 위기로 인해 발생한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금융 체계에 변화는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무상으로 증정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