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 유럽에서 아시아 바이킹에서 소말리아 해적까지
피터 레어 지음, 홍우정 옮김 / 레드리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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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을 떠올려보면 요즘에는 제일 먼저 중국 불법 어선이 떠오른다. 뉴스에서 그들은 위험한 무기를 우리나라 해경에게 마구 휘두르고 있었다. 중국어민이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데도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분노가 올라왔던 기억이 난다. 다음으로는 영화나 미드에서 봤던 해적 캐릭터들이 생각난다. 만들어진 이야기 속 해적은 자신감이 가득하고, 낭만이 있게 그려졌다.





안전과는 거리가 먼 직업인 해적을 택했을 땐,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극심한 가난, 가혹한 환경, 탐욕, 손쉬운 돈벌이, 법망을 피할 수 있는 점 등 해적들에게도 그 직업을 택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해적은 겁 많고 도덕적 가책에 시달리는 이들이 선택하는 직업은 아니었다. 타인의 목숨과 재산을 약탈하는 일을 겁많은 이들이 하긴 어려웠을 테니까. 당장 우리나라에서 어린 치어들까지 싹 쓸어가고, 해경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중국 어민의 모습만 봐도 이야기속의 해적의 모습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느낄 수 있다.



원래 소말리아에서 해적이 된 이유는 대규모 불법 조업의 피해를 입고 나서 생긴 불만 때문이었다고 한다. 불법조업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자 어민들이 프랑스 호화요트를 납치해 몸값을 벌어들인 후, 일확천금을 노리는 탐욕으로 계속 해적질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소말리아의 사례를 보면서 마찬가지로 중국에 피해를 당하면서도 약소국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해적질은 역사가 깊다. 이 책에서는 서기 700년부터 해적 행위가 어떻게 진화해왔고 또 퇴화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해적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자기 맘대로 움직이는 해적과 합법적 권한을 부여받은 사략선이 있었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시대에 영국인들이 큰 부자가 되었던 일등공신이 사략선이다. 여왕의 해적이라 부르며 환대했던 프랜시스 드레이크 선장이 여왕에게 바친 전리품은 한해 동안 거둬들인 세금과 왕실 영지에서 나오는 수입을 합친 것에 맞먹거나 상회할 정도였다고 한다. 굳이 따지자면 중국의 불법 어선은 사략선에 해당하겠구나 싶었다.



사실 오늘날 대중은 해적이라고 해도 그 위협이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 옛날의 해적들처럼 땅을 침범해 약탈을 하진 않으니까. 하지만 현재에도 소말리아와 나이지리아 해적은 바다위에서 사람을 죽이고, 약탈하는 범법행위를 일삼고 있다. 유럽에서 아시아, 소말리아까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실제 해적의 역사는 막연히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피터 레어의 <해적> 덕분에 해적의 실제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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