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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박철화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평점 :
아멜리 노통브의 <적의 화장법>은 예전에 어떤 연예인이 추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알게 된 책이다. 그때 호기심을 갖긴 했지만 잊고 있다가 최근에 이 소설을 읽어보게 됐다.
제롬 앙귀스트는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공항에서 대기하게 되는데 이때 텍스토르 텍셀이라는 남자가 굳이 제롬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제롬은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거부의 표현을 돌려서 하지만 텍스토르는 시종일관 막무가내다. 보통은 이렇게 거부의 표시를 드러내면 더이상 말을 걸지 않거나, 사과하고 자리를 뜰텐데 텍스토르는 대체 왜 처음보는 제롬에게 이렇게 들이대나 싶었다.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걸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는 법인데 텍스토르의 행동은 꽤나 무례하게 느껴졌다.
적의 화장법은 꽤나 독특하게도 끊임없이 인물간의 대화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묘사는 극히 적고 인물간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런식의 소설은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다.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텍스토르의 행동과 그에 따른 제롬의 반응이 궁금해 계속 읽어나가게 됐다. 예측할 수 없는 대화가 대체 어디로 흘러갈 지 궁금해 계속 읽게 된달까.
텍스토르의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에 당황하고, 짜증나고, 경악하고 등등 그들의 대화에서 인물의 감정이 고스란히 읽히는 느낌이었다. 그들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점점 더 텍스토르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이런 얘기까지 하나 싶은 의문이 드는 얘기들을 제롬에게 말한다. 그렇게 인물들의 티키타카를 따라가다보면 막판에 예상치 못했던 반전을 선사한다.
프랑스 정신과 벨기에 유머라고 하는데 바탕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인물간의 대화로만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흔히 보지 못한 소설의 형식과 뒷부분의 반전을 생각하면 사람들이 왜 이 소설을 추천했는지 알 것도 같았다. 만약 나처럼 이 소설을 읽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절대 줄거리를 미리 보지 말고 읽으시길.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