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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 한산·명량·노량 해전지와 함께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도서출판 여해 / 2022년 9월
평점 :

충무공 이순신. 아무리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순신은 알고 있지 않을까.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가 되었고, 명량해전에서 13척의 배로 일본 함선 133척을 물리친 건 역사적으로도 유례없는 전투라고 들었다. 선조의 질투로 제대로 공을 인정받지도 못했던 상황에서도 끝까지 나라를 수호하다 돌아가신 분으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손꼽히는 위인이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1592년 1월 1일부터 난중일기를 썼다. '쉽게보는 난중일기 완역본'은 난중일기 교감본과 교주본을 토대로 어려운 한문 용어를 한글로 쉽게 풀어 쓴 것이다.
난중일기는 타인이 기록한 역사서가 아니라 직접 전쟁을 지휘한 장군의 일기이기 때문에 이순신의 어머니에 대한 효심과 형제애, 아들에 대한 애정, 첩에 대한 얘기 같은 개인사도 가감없이 담겨있었다. 이순신 장군이 해전을 치른 장소나 어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곳, 업무를 보던 곳 등등 관련 유적지의 사진도 들어있어 일기를 읽으면서 해당 장소를 좀더 생생히 떠올려 볼 수 있었다.
이순신은 징비록을 쓴 유성룡과도 친분이 있었다고 하는데, 계사 일기에는 이순신이 유성룡에게 보낸 편지도 들어있다. 최근에는 이순신 장군의 최후가 담긴 유성룡의 달력을 일본에서 환수했다는 기사도 찾아볼 수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그립고 비통함에 눈물이 엉겨 피가 되건마는, 하늘은 어찌 아득하기만 하고 내 사정을 살펴주지 못하는 가. 어찌하여 어서 죽지 못하는가.
난중일기를 보다보면 어머니의 생신에 찾아뵙지 못하는 것을 가슴아파 하고, 어머니가 평안하다는 소식에 마음을 놓는 등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지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백의종군 하던 중에 어머니의 부음을 듣게되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년 8월 3일 선조는 이순신에게 삼도수군통제사의 복직 교서를 내린다.
새벽 2시 경에 꿈을 꾸니 내가 말을 타고 언덕 위로 가다가 말이 발을 헛디뎌 냇물 가운데로 떨어졌으나 거꾸러지지는 않았다. 막내 아들 면을 붙잡고 안은 형상이 있는 듯하다가 깨었다. 이것은 무슨 징조인지 모르겠다.
일기에는 이순신 장군의 꿈에 대한 내용도 꽤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이순신은 이 꿈을 꾼 날 셋째 아들 면의 전사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 안되어 셋째 아들의 전사 소식까지 들은 이순신은 일기에 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듯 하다고 적었고, 5일 뒤에는 코피를 한 되 남짓 흘렸다고 하니 얼마나 비통한 심정이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나는 아직까지도 이순신 관련 드라마나 영화를 본 게 없어서 이순신 장군의 관련 이야기로는 난중일기를 가장 먼저 접하게 되었는데 일기를 읽고 보니 영화에도 관심이 생겨 나중에 명량을 한번 볼까 싶다. 난중일기를 처음 접하는 만큼 '쉽게보는 난중일기 완역본'을 골랐지만, 더 방대한 자료가 담긴 '신완역 난중일기 교주본'도 있으니 난중일기를 읽어보려 한다면 끌리는 걸로 고르면 될 것 같다.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