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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의 공식 - 첫눈에 독자를 홀리는 역대급 주인공 만들기 ㅣ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2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평점 :

나는 히어로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 맨 같은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히어로라는 건 특정한 능력을 지니고 선한 일을 하는 인물을 말하기에,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가 몇 십년 만에 탈출한 사람, 모든 걸 걸고 에이즈에 걸린 연인과 사랑을 이룬 남자, 정글같은 고등학교를 당당히 졸업한 청소년도 히어로일 수 있다.
히어로가 중요한 것은 단순히 주인공이라서가 아니다. 처음과 끝 사이의 변화하는 과정이 곧 이야기의 본질이고, 히어로는 그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빌런이 이야기의 갈등이라면 히어로는 이야기 그 자체다.
보통 많은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이 히어로가 주인공을 겸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야기의 결말까지 독자를 끌고가는 주인공, 즉 히어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걸까? 어떻게 해야 뻔하지 않은 매력적인 히어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까? 히어로의 공식에서는 총 10단계에 걸쳐 히어로 캐릭터를 창조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윌리엄 포크너는 1949년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날 우리의 비극은 너무 오래되어 견딜 수 있게 되어버린,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며 물리적인 두려움입니다. 영혼의 문제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고 오로지 '나는 언제쯤 대박을 터뜨릴까?' 라는 질문만 존재한다는 것이죠.
오늘날 글을 쓰고자 하는 젊은이들은 그 자체만으로 좋은 글이 될 수 있는, 갈등에 빠진 인간의 마음을 잊고 있습니다. 이 주제야말로 글로 쓸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것인데도 말이지요. 글을 쓰고자 한다면 이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히어로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캐릭터들의 특징을 나열해 보면, 정의롭다, 희생적이다, 특출난 능력이 있다, 선하다, 등등이 생각난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히어로 캐릭터도 나쁘지 않다. 사람은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지만 우리의 뇌는 익숙한 것에 끌리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어디서 본 것 같은 뻔한 히어로를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면 핵심은 이거다. 현실성을 가미하라는 것. 캐릭터를 더 깊게 파고들라는 것. 물론 상업적인 부분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면서 대중적인 히어로의 특징을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된다. 보편적으로 히어로 캐릭터에 저런 특징들이 부가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니까. 보편적인 특성도 있되 추가로 리얼리즘을 가미하라는 것이다.
현실의 사람은 평면적이지 않고 복합적이다. 그저 선하기만 하지도 않고, 그저 악하기만 하지도 않다. 캐릭터에 리얼리즘을 가미하라는 것은 인물의 과거를 파악해 인물의 행동에 동기와 정당성을 부여하라는 뜻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면이 캐릭터와 실제 사람의 차이일 수도 있다. 실제 사람은 사실 떡볶이를 먹으러 나갔다가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불고기가 먹고 싶어져서 불고기를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 속 캐릭터는 그래선 안된다. 이야기 속 캐릭터의 행동에는 언제나 동기와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캐릭터를 클리셰적이지 않게, 뻔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책을 다 읽고보니 히어로의 공식은 사샤 블랙의 공식 시리즈에서 2번째 책이었다. 1번째 책이 빌런의 공식이더라. 나는 히어로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당연히 히어로의 공식이 첫번째 책일 거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다 읽고 나서야 히어로의 공식이 2번째 책이라는 걸 알았다. 딱히 순서에 영향이 있진 않은 것 같긴 하지만 무심코 히어로가 첫번째일거라고 여긴 내 편견을 봤다.ㅎㅎ;
이 책에서는 주인공과 히어로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나 매력적인 히어로를 만들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주인공 캐릭터를 만드는 게 어렵다면 이 책을 참고해보자.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