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백대승 지음, 조지 오웰 원작, 김욱동 해설 / 아름드리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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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은 제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는다. 동물농장은 타임선정 100대 영문소설로 필독서로 꼽히지만 1940년대에 쓰인데다 시대배경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요즘 사람들이 읽기에 어렵고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을 그래픽노블로 만들면서 소설보다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빠른 전개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매니농장에는 닭과 말, 돼지, 양, 개, 오리, 고양이, 염소, 당나귀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있고, 이들을 기르는 인간인 존스 가족이 살고있다. 이곳의 동물들은 노동에 찌든 하루, 반복된 굶주림, 쓸모없어지면 어디론가 사라지는 상황속에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농장의 늙은 돼지 메이저는 존스가 잠든 밤, 농장의 동물들을 불러모아 이들에게 혁명을 말한다.


고된 노동과 굶주림에서 벗어날 해결책은 바로 동물들의 유일한 적! 인간을 몰아내는 거라고. 늙은 메이저는 사흘 뒤 숨을 거두지만 동물들은 생전 메이저가 했던 말을 되새기며 혁명 논의를 벌인다. 존스는 어떤 소송에서 패소한 후부터 술만 마시고 농장을 돌보지 않았고 며칠 째 먹이를 먹지못한 동물들의 원성은 커져만 간다.


분노한 동물들은 결국 식량창고의 문을 부수고 저장된 수확물들을 먹고, 존스와 일꾼들이 이를 막으려 하자 그들에게 맞서 싸운다. 인간들은 농장에서 도망치고, 돼지 나폴레옹과 스노볼은 매니농장의 이름을 동물농장으로 바꾸며 동물들에게 7계명을 알린다.


처음엔 좋았다. 농장 일은 힘겨웠지만 공평한 먹이 분배는 다툼도, 도둑질도 사라지게 했다. 하지만 동물농장의 운영에 관해 스노볼과 나폴레옹의 의견이 자주 부딪치게 되고, 또 돼지들의 특혜에 동물들이 불만을 내비치기 시작한다. 


농장에서 생산한 우유와 사과를 돼지들이 독식하고 있었다는 걸 동물들이 알게 된 것이다.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자 나폴레옹은 웅변가 돼지 스퀼러를 내세운다. 스퀼러는 돼지들은 농장을 운영하는 데 머리를 많이 쓰기 때문에 꼭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우유와 사과를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동물들이 반발하자 스퀼러는 공공의 적을 내세우며 다시 설득한다. 돼지들이 힘이 없어 농장 운영을 못하게 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존스가 돌아오길 원하는 거냐고, 다시 노예로 살길 원하는 거냐고 동물들을 설득하며 결국 떨어진 사과까지도 돼지들의 먹이로 쓰는 것에 대한 동의를 얻어낸다.


동물농장을 읽으면서 정말 감탄했던 부분이 동물들의 행동이 요즘의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들이라는 거였다. 읽다보면 우리나라나 타국의 정치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또 과거에 주변에서 봤던 사람이 떠오르기도 한다. 


동물농장은 단순히 사회주의에 대해 비판한 것이 아니다. 사회주의를 내세운 정치가 스탈린과 그 세력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서서히 근본 이념이 변질되어 가고, 이에 환멸을 느낀 조지오웰이 동물농장에 빗대어 그들을 비판한 소설을 발표한 것이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히 사회주의만을 비판한 게 아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도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나뉘기 마련이고, 권력을 가진 자들의 민낯을 동물에 빗대 풍자했다고도 볼 수 있다.


나는 어떤 사회를 이루는 사상을 보면 인간의 한계를 많이 느낀다. 전체주의와 개인주의는 적절하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보는데 그게 사람의 힘으로 이루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서다. 게다가 사상이라는 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온갖 비합리가 난무하게 되는 것 같다. 전체주의로 쏠려도 문제고, 개인주의로 쏠려도 문제고. 복지와 자유 경쟁 체제 사이에서의 균형도 그렇고.


동물농장의 소설은 아직 읽어보질 못해서 소설과 그래픽노블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이야기가 속도감있게 전개되서 너무 재미있었다.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앉은 자리에서 결말까지 쭉 읽어나갔다. 만화라 그런지 책장도 금방금방 넘어갔다.


동물들의 면면을 보다보면 진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유형들이라 신기했다. 정치까지 갈 것 없이 동물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요즘에도 볼 수 있는 모습들 같아서. 그 당시 사회를 보고 동물들로 풍자해 표현한 조지 오웰의 통찰력에도 감탄했다. 나처럼 고전소설을 글로 읽기엔 어쩐지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잘 안 읽게 된다면 이 책을 통해 만화로 접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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