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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오류
알베르트 뫼스메르 지음, 이원석 옮김 / 북캠퍼스 / 2022년 8월
평점 :

매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나라부터 전 세계의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내가 접하는 뉴스들이 어디까지가 진실히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또 얼마나 편파적으로 작성된 기사인 건지 사실 그걸 어떻게 알아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은 쉴새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조금이나마 오류를 파악하고 중립적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총 64가지의 오류에 대해 전제와 결론을 예시로 들며 이것이 왜 오류인지를 설명한다. 전제 2가지와 결론만 봤을 때는 옳아보였는데 그게 왜 오류인지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내가 일상속에서 얼마나 많은 잘못된 추론을 하며 살았나 싶었다.
책속 오류중 하나인 관습을 읽었을 때도 사실 전제를 읽고, 저런 전제에서는 저런 결론이 맞지 싶었다. 그런데 그것이 왜 오류인지, 내가 일상속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했던 사건들에 대입해보니 얼마나 이상한 말인지가 느껴졌다.
관습의 예시를 하나 보자면
전제1 : 모두가 하는 일은 옳다.
전제2 : X는 모두가 한다.
결론 : 그러므로 X는 옳다.
요즘처럼 이민을 가거나 이민을 오는 이들이 많은 세계화 시대에서 그 나라의 관습이나 관행에 적응하라는 건 그 나라 사람들과 잘 지내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관습을 논쟁의 근거나 도덕적 정당화에 쓸 수 있을까?
루마니아에서는 공산당이 통치하는 동안 국영기업에서 물건을 훔치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모두가 그렇게 한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였고, 먹여 키워야 할 아이가 있다는 게 두번째 이유였다. 그 이유들로 물건을 훔치는 일은 정당화 되었다.
얼마전에는 유튜브에서 중국의 여성 인신매매에 대한 뉴스를 봤었다. 여성을 물건처럼 돈을 내고 사서 아이를 낳는데 쓰다가 여자가 결국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니 짐승처럼 가둬놨던 일이었다. 중국에서 이런 일이 많았는지 적었는지는 나로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돈에 팔려온 여자를 그 마을 사람들은 다들 알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녀가 아이를 여러명 낳고 결국 조현병에 걸릴때까지 아무도 그녀를 도와준 이가 없었다. 다수의 사람이 반대하지 않았다고 해서 중국의 매매혼이 괜찮은 건가? 관습이라고 해서 아프리카의 여성 할례가 괜찮은 건가? 많은 사람이 동의한 일이면 옳은 건가?
도덕적 문제를 다수 의견에 기대 해결하려 하는 건 문제가 있다. 다수가 찬성한다면 소수자 차별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역사를 보면 사회의 인간화는 소수에 불과하던 집단이 지배집단의 견해에 반기를 들면서 이루어졌다. 노예제 폐지, 여성 투표권, 시민권 운동, 동물 보호는 기존의 관습을 위반해서 실현됐다.
저자는 이처럼 전제와 결론을 예시로 들며 그것이 왜 잘못된 오류추론인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전제와 결론에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대입해보면 그게 왜 오류인지가 더 명확하게 보인다. 뉴스를 통해 접했던 다양한 사건들을 전제와 결론에 대입하면서 읽으니 꽤 재밌기도 했다. 논리적 추론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오류 추론을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