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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만이 살길 - 콘텐츠 전쟁에서 승리하는 27가지 스토리 법칙
리사 크론 지음, 홍한결 옮김 / 부키 / 2022년 6월
평점 :

리사 크론은 수십 년에 걸쳐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스토리의 요건은 무엇인지, 또 그런 스토리를 지면으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굉장히 의외의 깨달음을 얻었는데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고 계속 읽어나가게 만든 힘은 플롯도 아니고, 필력도 아니고, 극적인 외부 사건도 아니고, 아름다운 문장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저런 다양한 일들 속에서 주인공의 신념 체계가 흔들리며 스토리 전반에 걸쳐 바뀌어 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건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했다.
'스토리만이 살길' 1부에서는 우리 뇌에 장착된 스토리 본능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상대방이 품은 저항감의 실체를 파악하는 방법을 배워본다. 그리고 3부에서는 독자가 직접 창작 과정을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본다. 그저 사실의 나열 만으로는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타인은 그저 시킨다고 해서 행동하지 않는다. 행동하려면 마음이 움직여야 하고, 감정이 원해야 한다. 그렇게 만드는 게 바로 스토리의 힘이다.
우리는 감정 때문에 이성이 마비되고, 사고가 흐려지고, 불합리한 결정을 충동적으로 내리게 된다고 배웠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신경 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다름아닌 감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감정이라는 것이 진화한 이유는 무엇이 안전하고 위험한지,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찰나에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 덕분에 우리는 생존할 수 있었다.
감정을 느낄 수 없다면 이성적 결정을 단 하나도 내릴 수 없다. 감정이 없다면 합리성은 빈약하다 못해 아예 무의미하다. 엘리엇이라는 한 남성은 성공한 사람이었다. 좋은 직장을 다녔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고,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존경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게 뇌종양이 생겼고, 수술 과정에서 전두엽의 일부 조직도 제거해야 했다. 엘리엇은 겉으로는 건강해 보였지만 속은 예전의 엘리엇이 아니었다.
그의 삶은 엉망이 되어갔다. 직장과 가족을 잃었고, 터무니 없어 보이는 일에 손을 댔다가 처참히 망했고, 사기꾼에게 속아 재산을 날리고 부모님 집에 얹혀살았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엘리엇의 지능은 여전히 상위 3퍼센트에 들었다. 어떤 질문을 받아도 모든 해답을 아주 세세히 내놓았다. 하지만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고르지 못했다. 그는 회사에서 어떤 펜을 쓰는 게 좋을지, 점심은 뭘 먹으면 좋을지, 어떤 일을 먼저 하면 좋을지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었다. 감정을 느끼는 능력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감정은 우리가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아주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스토리 덕분에 말이나 글로 표현된 감정을 알아들을 수 있다. 젊은 여성들에게 10대 임신의 위험을 경고하는 드라마와 뉴스를 보여줬을 때 여성들이 피임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 아니라 스토리 덕분이었다. 인간에게 스토리는 감정을 타인에게 전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스토리만이 살길'에서는 27개의 스토리 법칙을 통해 콘텐츠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광고, 영화, 드라마, 소설, 웹툰 등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이 책을 통해 내 스토리가 콘텐츠 전쟁에서 승리할 만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시길.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