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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평점 :


논픽션 하면 떠오르는 건 신문기사, 에세이, 뉴스, 자서전 같은 것들이었다. 스토리텔링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건 영화, 드라마, 웹툰, 소설이었다. 스토리텔링은 이런 픽션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 논픽션에 스토리텔링이 적용된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워낙 그쪽으로는 잘 몰라서 그랬던 것도 있겠지만. 그런데 논픽션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알려주는 책이라니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30년 가까이 편집장으로 또 글쓰기 코치로 일한 저자는 자신이 경험을 통해 배운 글쓰기 원칙과 실제로 적용하는 법을 아낌없이 이 책에 녹여냈다. 그는 논픽션 작가들과 일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야기는 비범한 재능에서 나오는 것도, 수십년 동안 골방에 들어앉아 쓴다고 나오는 것도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한번도 이야기를 써본 적 없는 사람이 핵심 원칙을 정확히 파악해 독자를 감동시킨 예가 많다고. 이야기에 적용되는 이 보편타당하고 영원불변한 원칙을 터득한 사람만이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책의 목차를 보면 스토리, 구조, 시점, 캐릭터, 장면, 대화, 주제 등 소설이나 시나리오 작법서에서 봤던 글쓰기 원칙들을 이 책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과거 원시시대를 상상해보면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사냥한 고기를 나눠먹으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목표물을 쫓아 사냥감을 잡았는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어른과 흥미진진하게 어른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이들은 어른의 사냥 이야기를 듣고 후에 자신이 사냥할 때 조금이라도 덜 다치고 효율적으로 사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무리생활을 잘 하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아플때 쓸 수 있는 민간 치료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통해 후세에 전해졌을 것이다. 입에서 입으로, 그림으로, 글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우리의 생존과도 연관이 깊다.
우리는 당장 오늘 밥을 먹다 이빨이 깨질지, 길을 걷다 넘어질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통제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 썼던 도구 중에 하나가 스토리텔링이 아닐까. 이야기를 통해 관습, 문화, 환경 등 다양한 정보를 더 많이 알 수록 위험을 피해갈 확률도 높았을 것이다. 과학 저술가 스티븐 홀은 이야기를 만드는 동안 자신의 뇌를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실제로 오른쪽 전두엽에서 각설탕만한 구역이 활성화 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은 우리 뇌의 생물학적인 본성과도 연관이 있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본성과 연관이 있는 만큼 스토리텔링은 문화와 역사를 초월한 보편적 특성이다.
우리는 과거와는 달리 tv, 라디오, 신문, 책, 광고 등 수많은 매체를 통해 스토리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보편적인 스토리텔링의 원칙은 비슷하다. 퓰리처 글쓰기 수업에서는 스토리텔링의 원칙을 알려주고 있는 만큼 배심원을 설득해야 하는 변호사에게도, 광고를 만드는 마케터에게도 또는 글을 쓰는 작가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출판사 도서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