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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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계가 달려있는 만큼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역사가 굴러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돈 없이 자급자족으로 살아본 적이 없고 때문에 그게 가능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 유튜브의 영상들을 보며 미니멀 라이프나 자급자족하는 사람들의 다큐를 본 적은 있지만 그들도 완전히 돈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어서 최소한의 필요한 돈을 벌어서 쓰긴 썼으니까.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는 인간의 욕망과 아주 밀접한 돈에 얽힌 다양한 역사와 명화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각각의 자극적인 소주제에 담긴 역사적 내용이 2-3페이지로 짧아서 가볍고 재밌게 읽기 좋았다. 책이 작아서 들고다니면서 읽기 좋았고 책에서 읽고 흥미가 생겨 더 깊게 알아보고 싶은 내용들은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



카노사의 굴욕은 고등학교 역사 수업시간 때 배우고 황제가 권력에 져서 교황에게 무릎을 꿇은 사건으로 지금까지 기억했는데 책에 담긴 명화 '비타 마틸디스'를 보니 무릎꿇은 하인리히 4세의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토스카나의 영주 마틸다였다. 그 시대에 여자영주라는 것도 신기하고 황제가 무릎꿇은 여자영주에 흥미가 생겨 카노사의 굴욕에 대해 더 찾아보게 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선대부터 시작되는데 토스카나의 영주 마틸다의 어머니는 남편이 암살당하자 이웃 영주들로부터 그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고드프리 3세와 재혼한다. 고드프리 3세는 황제가 되고자 하는 야망으로 반란을 일으켜 북 이탈리아를 잠식하지만 분노한 하인리히 3세가 대군을 끌고 이탈리아로 남하하자 고향인 로렌으로 도망쳐 버린다.



하지만 마틸다와 그녀의 어머니는 근거지인 토스카나를 두고 떠날 수 없었고 남편을 대신해 황제에게 용서를 빌기위해 딸 마틸다를 데리고 하인리히 3세를 찾아가지만 그는 모녀를 그 자리에서 체포해 독일로 연행한다. 그리고 곧이어 카노사 성에 두고온 둘째 딸과 아들이 급사했다는 소식마저 전해진다. 아마도 황제가 죽였던 게 아닐까?



이때 마틸다는 황제에 대한 원한을 뼛속 깊이 새겼다. 그녀는 4개 국어를 할 줄 알았고 복수를 위해 남자들 틈에서 군사훈련까지 받았다. 훗날 하인리히 3세가 죽고 제위에 오른 하인리히 4세와 그레고리우스 7세는 부딪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레고리우스 7세가 신정정치를 꿈꿨기 때문이었다.



밀라노 대주교의 임명권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친 두 사람은 하인리히 4세가 교황의 폐위를 선동하고, 그레고리우스 7세가 황제의 파문을 선언하며 극에 달한다.



이 당시 독일의 황제는 독일 지역 수많은 영주중의 한명이었으며 선출을 통해 황제가 되었기에 황제를 견제하려던 독일의 영주들은 교황을 지지했다. 겁먹은 주교들은 하인리히 4세에게 교황에게 파문을 해제받지 못하면 후임황제를 선출할 거라는 통보를 보내고 황제를 교황을 직접 만나러 간다.



1월의 추위속에서 황제는 맨발로 교황에게 3일동안 죄를 고백하고 사면을 애걸한다. 이때 황제가 사면을 애걸한 카노사 성은 마틸다의 영지에 있는 성이었다. 22년전 하인리히 3세에게 용서를 애원한 마틸다는 영주가 되어 카노사 성에서 하인리히 4세가 애걸하는 걸 지켜본다.



이후 사면받은 하인리히 4세는 훗날 교황과 마틸다에게 복수한다. 교황은 결국 쫓겨간 살레르노에서 사망한다. 하지만 마틸다와 하인리히4세의 전쟁에서 끝내 승리한 건 마틸다였다.



마틸다는 황제군과의 전쟁터에 직접나가 전투를 지휘하며 성을 지켰고 끈질기게 황제의 반란 배후세력을 조종하며 하인리히 4세의 아들 둘이 아버지를 배신하도록 사주했다. 하인리히 4세는 결국 아들에게 배신당한 상처를 안고 세상을 떠났고, 마틸다는 그 후 10년을 더 살다 카노사 성에서 눈을 감는다.



마틸다는 결국 평생에 걸쳐 자신과 어머니가 받은 굴욕과 형제들의 죽음의 값을 받아낸 것이다. 나는 이제 카노사의 굴욕을 생각하면 토스카나의 영주 마틸다부터 생각날 것 같다. 역사를 보면 권력에 이용당하고 희생당한 여성들은 많이 봤지만 이렇게 자신의 힘으로 영지를 지켜내고 복수를 일궈낸 여성도 있었다니.



책에 담긴 주제들이 하나같이 흥미 진진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고, 읽다보면 궁금증이 생겨서 더 깊은 역사적 사실들을 찾아보게 되니 역사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책인 것 같다. 역사 공부를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단 역사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역사책부터 읽는게 좋지 않을까. 누군가 역사 입문서로 재미있는 책을 물어본다면 이 책을 추천하게 될 것 같다.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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