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
안티 투오마이넨 지음, 전행선 옮김 / 리프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블랙유머를 꽤 좋아한다. 사람에게 불쾌감이나 상처를 주는 선을 넘지 않으면서 우울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웃음으로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게 블랙유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소개 문구에 블랙유머라고 하면 일단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는 유럽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가이자 헬싱키 누아르의 제왕으로 평가받는 핀란드의 소설가. 안티 투오마이넨의 국내 첫 출간작이다. 북유럽 특유의 차가운 감성과 독특한 유머가 버무려진 독버섯처럼 중독적인 이야기라는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페트로나 어워드, 프랑프리 뒤 폴라 유럽의 후보로 올랐다. 현재 11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6부작 TV시리즈로도 제작 될 예정이다.


이 소설은 초반부부터 독자에게 궁금증을 자아내며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소설의 첫 부분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은 고작 며칠에서 몇 주 정도 남았다는 사망선고를 받는다. 심지어 그냥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무려 독에 중독돼서.


이미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서 마땅한 치료법도 없다. 이미 길어봤자 몇 주 뒤면 주인공이 죽어버리는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이야기를 읽어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범인을 찾아야 했으니까!



3년 반 전 헬싱키에 불황이 닥치면서 주인공과 아내는 거의 동시에 정리해고를 당하고 하미나로 이주해 송이버섯 사업을 시작한다. 한창 사업을 키워가던 중 갑작스러운 사망선고를 받은 주인공은 가장 먼저 아내에게 그 사실을 전하려 한다.


하지만 7년간 함께했던 아내에겐 이미 다른 남자가 있었다. 그렇다면 아내가 범인인 걸까? 몇 시간 사이에 충격적인 사망선고와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자신에게 독을 먹인 범인이 아내임을 의심하며 수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독버섯을 먹인 범인 찾기도 바쁜 시한부 주인공에게 자꾸만 신경 써야 할 사건들이 밀어닥친다. 경쟁사의 살인사건에까지 연루돼서 형사에게 의심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나는 주인공에게 독버섯을 먹인 범인이 누구인지 또 주인공에게 닥친 사건들이 어떻게 해결될지 기대하며 이야기를 계속 따라갔다. 한편으로는 나라면 어떨까? 살 수 있는 시간이 고작 며칠에서 몇 주 남았다면 내 남은 시간을 범인 찾기에 쓰게될까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걸 택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당장 오늘 죽을 수도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까? 어떻게 사는 게 최선일까? 읽으면서 이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이야기 속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모두 의심스러웠다. 추리소설은 읽어본 적이 거의 없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해 보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독버섯에 중독된 버섯회사 ceo의 코믹 복수 활극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 읽어보시길! 



재미있는 책을 무상으로 제공해 준 포레스트 북스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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